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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올해는 그 추석이 그리 즐겁지만은 않은 듯 합니다. 무엇보다도 이번 추석은 그 기간이 짧은 탓이겠지요. 불과 3일에 불과하다 보니 고향을 찾기에는 다소 짧게 느껴지게 됩니다.
하지만 단순히 그 시간이 짧은 탓만은 아닐 것입니다. 무엇보다 극심한 취업난과 내수침체 등으로 인한 경기침체, 물가상승 등으로 인해 장보기도 두려운 현실 때문일 것입니다. 이러한 상황을 반영하듯 실제로 예년에 비해 고향을 찾은 사람들도 줄었으며 감사의 뜻을 전하던 선물꾸러미도 감사의 수준에 머문 듯 합니다.
일반적으로 추석은 [삼국사기]의 기록에 의해 신라시대의 길쌈놀이인 가배에서 유래되었다고 합니다. 신라시대에 나라 안의 부녀자들이 두 편으로 나뉘어 한 달 동안 길쌈을 하여 마지막 날인 8월 15일에 승부를 가려 진 편에서 음식을 대접하고 ‘회소곡’을 부르며 밤새도록 노래와 춤을 즐겼는데, 이 길쌈놀이를 가배(嘉俳)라고 하였다는 기록이 전해집니다.
이 ‘가배’가 오늘날 한가위의 ‘가위’에 해당하는 것으로 그 뜻은 가운데(中) 또는 반(半)이라는 의미라 합니다. 그리고 이맘때쯤이면 봄여름동안 땀 흘려 기른 농작물이 여물어 수확을 하게 됩니다.
예로부터 가을 수확을 하면 감사의 뜻으로 조상님께 먼저 햇곡식을 올리는 천신(薦新)을 했는데, 상례적으로 추석날 천신을 했었습니다. 그래서 차례상에 올리는 제수는 햅쌀로 만든 메, 떡, 술 등과 오색 햇과일로 마련하는 것입니다.
특히 곡식으로 만든 먹을거리 중 가장 귀하게 여겨지는 떡은 명절과 제사, 집안의 길흉사 때마다 단골로 등장하는 음식으로 일찍 익은 벼 즉, 벼로 빚은 것이라 하여‘오려 송편’이라고 하는 추석의 송편은 한 해의수확에 감사하며 조상의 차례상에 바친 대표적인 명절 음식입니다.
그동안 만나지 못한 가족끼리 오순도순 둘러앉아 이런 이야기 저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송편을 빚던 그 추억이 문득 떠오릅니다. 비록 고단하고 힘든 하루하루지만 우리의 최대 명절인 이날만큼은 웃음꽃 피는 그런 추석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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