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인의 삶과 자연의 모습 현장감있게 다가와
최근 서울 인사동 인사아트프라자에서는 일반인의 시선을 끄는 전시회가 열렸다. 서양화가인 박성현 교수(경기대)가 러시아·발트3국·스칸디나비아 3국 등 발트해 연안 국가들과 히말라야에서 갠지스까지 여행하면서 그린 기행 스케치전을 가졌기 때문이다.
그동안 개인전 13회를 비롯하여 그룹전 및 초대전 400여회를 가진 중견화가인 그의 이번 전시회는 여행지에서 느낀 모습을 현장에서 직접 담아 그려, 현지인들의 삶과 애환, 그리고 풍습, 자연의 모습이 사실적이고 현장감 있게 와 닿기 때문이다.
특히 그의 이번 작품들은 비록 간결한 스케치에 불과하지만 작품 속에 숨어 있는 생동감 넘치는 현지인들의 모습과 자연의 아름다움은 그가 그때그때 기록한 글들과 함께 우수 속에 정감 있게 우리들에게 다가온다.
박 교수가 세계 각국의 여행스케치를 다니기 시작한때는 벌써 20여년이 지났다고 한다. 특히 처음 유럽으로 갔을 때부터 느꼈던 문화의 충격은 본인 스스로 입을 다물게 하였고 거기에서 다가온 충격을 말없이 스케치에 옮겨오면서 본격적으로 그림을 그렸다 한다.
스페인으로, 아프리카의 킬리만자로에서 이집트로, 남미의 브라질 정글, 페루의 마츄픽츄, 안데스, 아마존, 캐나다의 로키 등 이미 세계 곳곳을 방문하여 한편의 스케치로 옮기면서 느끼는 감동은 추억으로 남아있고 이러한 스케치를 책으로 만들었을 때의 가슴 떨림은 이루 말할 수 없다고 그는 말한다.
이번 전시회는 러시아, 발트3국인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에스토니아, 스칸디나비아 3국인 핀란드 스웨덴 노르웨이, 덴마크를 여행하면서 그린 작품들을 모은 『발트해의 하얀밤』 그가 히말라야와 갠지스로 대표되는 인도와 네팔을 여행하면서 그린 스케치집 『히말라야에 누운 강』의 출판을 기념하여 열렸다.
『발트해의 하얀밤』에서 박 교수는 발트해 연안 국가들의 아름다운 항구마을과 도회지, 농촌의 풍경을 북유럽의 신화가 살아 숨쉬는 모습처럼 낭만적이고 정겹게 그려내고 있으며 『히말라야에 누운 강』에서는 현지인들의 생활상과 ‘타지마할’ 같은 문화재의 아름다움, 그리고 히말라야의 웅장함과 자연의 위대함을 그리고 있다.
문득 ‘나는 이 갠지스에서 조금의 시간이래도 형편없는 자신의 모래알을 밟아 보았다. 찬란하지 않은 해가 모래 언덕위로 빨갛게 안개를 걷어낸다. 오늘도 말없는 갠지스는 저 먼 바다를 향(向)하여 흐르고 있다.’라는 그의 「바라나시를 떠나면서」의 한 구절이 생각난다.
비록 그의 작품들이 간결한 스케치에 불과하지만 그 간결한 스케치에서 느껴지는 삶의 의미는 우리에게 스스로를 되돌아볼 기회를 주는 듯 하다.
박성현
홍익대 미술대학, 대학원 졸업
개인전 13회(서울, 목포, 파리, 도쿄)
그룹전 및 초대전(400여회)
현 경기대 미술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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