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은 2023년 여름 한 달간 보내온 동명의 메일링을 토대로 그간 저자가 에세이스트로 호명되어 쓴 글들을 엮어냈다. 친구, 동물, 글쓰기, 페미니즘, 비거니즘 등 여러 주제로 뻗어나가는 글들의 뿌리는 ‘실패’다. 거대하고 시급한 문제들에 귀 기울일수록 해서는 안 되는 일이 늘어나고 완벽하게 해내지 못한 개인에게는 고립의 감각이 쌓여만 갈 때, 저자는 죄책감과 수치심이 아닌 우정과 사랑을 동력으로, 더 좋거나 나은 세상이 아닌 더 넓은 세상을 만들기를 제안한다. 책 속 “단단한 혼자로서 멀리 가기보다 말랑한 우리로서 서로에게 가까워지려는 것”이라는 문장을 곱씹다 보면, 신념과 욕망과 실천 사이의 틈을 메꾸고 연결해볼 수 있을 것이다.
■ 친구의 표정
안담 지음 | 위즈덤하우스 펴냄 | 272쪽 | 17,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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