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예술감독 다비트 라일란트, 대표이사 최정숙)가 오는 31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스트라빈스키, 페트루슈카’를 공연한다.
‘러시아 혁명’ 이후 고국을 떠난 라흐마니노프와 스트라빈스키, 이들이 러시아를 등지기 전 탈고한 작품을 통해 시대의 이념에 부응하지 않은 이들의 음악 세계를 들여다본다.
공연의 포문은 스트라빈스키의 초기 작품 ‘불꽃놀이’로 연다. 스타 작곡가로의 길을 열게 해준 작품이자 발레 뤼스의 창시자였던 세르게이 디아길레프와 인연을 맺어준 작품. 잘 알려진 ‘불새’, ‘봄의 제전’과 달리 26살 청년 스트라빈스키의 대담한 화성 진행과 화려한 리듬의 전조가 두드러진다.
이어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을 선보인다. ‘로맨스’와 ‘발라드’로 대표되는 작품이자 1975년 히트곡 ‘올 바이 마이셀프(All by Myself)’에 차용될 만큼 대중성을 지닌 작품이다. 협연 무대에 오르는 알렉산더 코르산티아는 비교적 늦은 나이인 30세에 루빈스타인 콩쿠르(1995년)를 우승하며 ‘늦깎이 피아니스트’로 등장한 인물이다.
이번 공연에서는 그는 “라흐마니노프는 쇼팽에게 많은 영향을 받았고, 이 곡의 핵심은 쇼팽만큼이나 세련됐다”라며 그만의 라흐마니노프를 들려줄 것을 예고했다.
대미는 스트라빈스키의 ‘페트루슈카’가 장식한다. 발레를 원작으로 해 무용을 염두에 둔 화려한 악기군이 이목을 끈다. 음악 그 자체로도 인정받아 오늘날에는 발레 없는 오케스트라 모음곡으로 자주 오른다.
특히 이번 무대에 오르는 뤼도비크 모를로는 ‘음향의 마술사’로 알려져 있다. 그는 감정과 서사를 극대화하는 러시안 레퍼토리의 기존 해석에서 벗어나 새롭게 접근한다. 악보를 해체해 새로운 음향으로 세공하는 그의 작업 방식은 발레를 원작으로 한 이 작품에서 더욱 빛을 발한다는 설명이다. 금관과 현악기가 주고받는 긴밀한 앙상블 기교뿐만 아닌, 다채로운 음향의 향연이 그의 지휘봉에서 새롭게 조율된다.
예매·문의는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홈페이지 또는 전화로 할 수 있다.
[독서신문 유청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