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의 한 페이지가 될 수 있게...뮤지컬 ‘4월은 너의 거짓말’
청춘의 한 페이지가 될 수 있게...뮤지컬 ‘4월은 너의 거짓말’
  • 이세인 기자
  • 승인 2024.07.0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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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돌아갈 수 없는, 그 시절에 대한 미련이 불쑥 나올 때가 있다. 그 시간만 싹둑, 잘라 보관하고 싶은 것이 아니라 ‘그런 적은 없지만 그랬으면 하는 것’이다. 그때 그 시절 ‘갖고 싶었던 것, 가졌으면 했던 것’이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추억은 지금에서야 가질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과거에 놔두고 와야지만 존재할 수 있는데, 그러지 못했기에 그 세계관 속에 자꾸만 나를 들여놓고 보지는 않는지. 어른이 된 지금, 우리가 청춘물을 보는 것처럼 말이다.

[사진=EMK뮤지컬컴퍼니]

지난 6월 28일, 뮤지컬 ‘4월은 너의 거짓말’이 서울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첫 공연을 개막했다. 공연은 일본 만화가 아라카와 나오시의 작품을 원작으로, 음악 유망주들이 소중한 사람과의 만남과 이별을 겪으며 자신의 재능을 꽃피워가는 청춘 스토리를 그린 작품이다. 불운의 신동 피아니스트 소년과 천재 바이올리니스트 소녀가 만나 음악으로 교감하며 변해가는 스토리가 감동을 선사한다.

‘청춘’을 다루는 작품들이 그러하듯이, ‘4월은 너의 거짓말’도 묵직하지 않은, 청춘물 특유의 간질간질함(?)이 작품 전반에 깔려있다. 그렇다고 마냥 가벼운 것만은 아니다. 작품에 녹아있는 따뜻한 감성이 작품 속 청춘들의 서사를 더욱 극대화시키는 것은 물론 각 인물에 대한 몰입도까지 높여주며 짙은 여운을 남긴다. 어른들은 몰라주는, 세상의 규칙이 자신들을 짓누르는 세상에서 살아감에도 이들의 밝은 얼굴로 숨 쉴 공간을 만들어내는 과정은 오직 청춘물에서만 가능한 기분 좋은 설렘을 전한다.

뮤지컬 '4월은 너의 거짓말' 공연사진. [사진=EMK뮤지컬컴퍼니]
뮤지컬 '4월은 너의 거짓말' 공연사진. [사진=EMK뮤지컬컴퍼니]

카오리 역할을 맡은 이봄소리 배우는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서로가 서로에게 구원이 될 수 있는 존재”라며 “청춘이라고 꼭 ‘예쁨’만을 그리지는 않은, 조금씩 아픔이 있는 친구들이 같이 성장하고 함께 걸어간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다”고 말했다.

특히 꿈을 이루기 위해, 후회 없는 지금을 위해 나아간다는 의미가 담긴 ‘발버둥’이라는 곡은 작품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잘 보여준다. 피아노, 바이올린, 축구 등 저마다 자신의 꿈을 향한 사랑을 동력으로, 무한한 용기를 땔감 삼아 앞으로 나아간다. 료타역의 조환지 배우는 “공연을 통해 인생에서 발버둥 쳤던 기억을 다시 한번 떠올려봤으면 좋겠다”며 “반대로 그런 경험이 없는 경우라면, 공연이 발버둥을 쳐볼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스토리는 저마다 다를지라도 모든 청춘물의 결말은 항상 해피엔딩이다. 곳곳에 좌절, 슬픔, 실패가 끼어있더라도 가능성과 희망을 발견하면서 끝이 나곤 한다. 어쩔 수 없이 현실과 타협하며 살아가야 하는 지금, ‘그 시절’이 ‘진짜 현실’을 등지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위로를 받는다. 작품 속 찬란해 보이는 인물들, 무모함과 뜨거움으로 똘똘 뭉쳐 있던 순간,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말에도 내 꿈만큼은 단단할 거라 믿었던 그때. 돌아갈 수 없는, 이제는 과거를 지나온 우리는 그 시절에 미련을 가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현실을 부정하며 되돌아가고 싶은 마음을 지닌 채 살아가는 건 아니다. 청춘물을 통해 그렇게 간헐적으로, 간접적으로 겪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낡지 않은 풋풋함을 한껏 들이마시는 것만으로도.

뮤지컬 '4월은 너의 거짓말' 메이킹 영상 화면 캡처. [사진=EMK뮤지컬컴퍼니]
뮤지컬 '4월은 너의 거짓말' 메이킹 영상 화면 캡처. [사진=EMK뮤지컬컴퍼니]

계속해서 재탕되고 있는 하이틴 영화, 결말이 예상 가능한 학원물 웹툰, 최근 종영한 드라마 ‘선재 업고 튀어’까지. 어디에나 등장하는 철없고 미숙한 캐릭터 때문에 오글거림과 공감성 수치를 견디면서까지 계속해서 청춘물을 찾는 걸 보면, 그만한 매력이 분명한 듯싶다. 누구나 실수를 한다는 점, 불안하지 않다는 점, 그리고 많든 적든 나와 닮은 구석이 하나라도 있다는 점. 모두 성장해온 배경이 다를지라도 특정 시절의 기억을 곱씹어보고, 함께 추억을 공유하면서 우리는 그 시간을 보다 더 이해할 수 있게 된다. 뮤지컬 ‘4월은 너의 거짓말’은 우리에게 그런 기회를 제공해준다. 지금의 내가 ‘그때의 나’를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말이다. 결말까지 가는 여정 동안 어느새 성장해버린 작품 속 인물들을 보며, 잊고 있었던 우리의 청춘을 다시 한번 재구성해보는 건 어떨까. 이왕이면 좀 더 풍성하게.

뮤지컬 ‘4월은 너의 거짓말’은 오는 8월 25일까지 공연된다.

[독서신문 이세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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