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환묵의 3분 코치] 워라밸과 조직문화
[조환묵의 3분 코치] 워라밸과 조직문화
  • 조환묵 작가
  • 승인 2024.06.3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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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농사짓는 회사에 다니는 것 같아요. 아침 일찍 출근하는 ‘농업적 근면성’을 당연하게 생각합니다. 생각보다 많이 힘드네요.”

얼마 전 중견기업에 다니는 팀장급의 경력사원이 이직 상담 과정에서 하소연하듯 내뱉은 말입니다. 그는 새벽에 일어나 출근하는 것이 육체적으로 피곤하여 남들처럼 정상적으로 출퇴근할 수 있는 회사로 이직을 희망한다고 했습니다.

예나 지금이나 근면하고 성실한 태도는 직장인의 필수 덕목입니다. 하지만 ‘농업적 근면성’이라는 말은 다른 뜻을 품고 있습니다. ‘휴식 없이 일만 열심히 한다’, ‘실속 없이 부지런하다’는 냉소적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새벽부터 농사를 짓는 농부의 일상에 빗대어 시대에 뒤떨어진 조직문화를 비판하는 용어로 쓰이고 있는 것입니다. 

코로나19가 터지면서 비대면 근무, 재택근무, 유연근무제 등이 일상화되었다가 다시 과거의 근무체제로 돌아가는 과정에서 회사와 직원 간에 입장이 달라 한때 시끄러웠습니다. 특히 IT 서비스 업계에서는 회사에 출근하지 않고 재택근무를 해도 업무에 지장이 없었고 오히려 직원들의 근무 만족도가 향상되어 사무실 근무로 회귀하는 것을 거부하는 현상이 벌어졌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시대가 바뀌었고 중심 세대가 달라졌습니다. AI, 메타버스, 로봇 등 4차 산업혁명이 날로 진화하고 있고 밀레니얼 세대가 핵심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1980년대 초반부터 1990년대 중반까지 태어난 밀레니얼 세대는 현재 30대의 젊은 연령층으로 각 분야에서 주축을 이뤄 활약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개인의 여가생활을 보장하는 워라밸을 중시하기 때문에 근무시간에 민감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에 따라 주 4일이나 주 4.5일 근무제를 시범적으로 도입하고 재택근무를 혼용하는 유연근무제를 시행하는 기업들이 자연히 늘고 있습니다. 눈에 보이는 조직 문화의 일부로서 근무시간과 근무방식은 점점 더 중요한 요소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삼성은 철저하고 계획적이며, 현대는 저돌적이고 뚝심이 있다. LG는 전문성을 중시하고 민주적이며, 포스코는 개척 정신과 강한 현장이 강점이다”

흔히 사람들은 우리나라 주요 그룹의 특징을 이렇게 말합니다. 이런 차이는 기업마다 조직문화가 다르기 때문에 생깁니다. 기업문화는 기업과 기업을 구분하는 실체로서 그 기업의 고유한 특성을 의미합니다. 조직문화는 구성원들에게 공유된 가치, 규범, 사고방식, 행동양식 등을 말하며 구성원들의 직무 만족, 애사심, 일체감, 조직 몰입 등에 영향을 미칩니다. 

직장인이라면 자기 회사의 조직문화에 대해 한 번쯤은 생각해 봤을 것입니다. 한근태 경영컨설턴트는 그의 책 「무엇이 최고의 조직을 만드는가」에서 조직문화의 유형을 7가지로 구분했습니다.

첫째, 순응저항형 조직입니다. 겉으로는 순응하는 것 같지만 사실은 저항하는 조직으로 절대 움직이지 않습니다. 가장 많은 조직 유형으로 표면적으로는 별문제가 없어 보이며 변화하기 가장 어려운 조직입니다. 

둘째, 자유방임형 조직입니다. 자유롭게 하고 싶은 걸 하는 조직으로 원칙이 없습니다. 대학 동아리가 대표적입니다. 자유롭긴 하지만 룰이 없고 리더십 부재로 성과를 내기 어렵습니다. 

셋째, 과다성장형 조직입니다. 너무 급격하게 성장한 조직으로 몸과 머리가 따로 노는 조직입니다. 빠른 성장으로 시스템이 조직을 뒷받침하지 못합니다. 몸집은 큰데 머리가 작은 청소년과 같습니다. 

넷째, 과도관리형 조직입니다. 한마디로 관리가 과한 조직입니다. 대기업에 이런 조직이 많습니다. 현장보다 관리부서의 힘이 세고, 목표보다는 과정에 에너지를 많이 쏟는 특징이 있습니다.  

다섯째, 민첩대응형 조직입니다. 별다른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도 성과를 거둠으로써 경쟁자를 감탄하게 만들지만, 다음 순간 어리석은 행동을 하는 어린이와 같습니다. 적합한 프로세스가 자리 잡는다면 안정적으로 지속 성장할 수 있습니다.   

여섯째, 일사불란형 조직입니다. 기름칠이 잘 된 기계처럼 순조롭게 돌아갑니다. 모든 직원이 자기 역할을 잘 알고 있고 부지런히 일해 전체적으로 유연하고 일관성이 있습니다. 위계질서가 있고 엄격히 통제되는 경영 모델에서 운영되며, 예측하지 못한 변화에는 잘 대처하지 못하는 약점이 있습니다. 

일곱째, 유연적응형 조직입니다. 일관성 있고 집중된 조직 모델을 갖추고 있어 적응력이 빠르며 실패도 빨리 극복합니다. 건강한 조직이지만 지속적 노력 없이는 유지하기 어려운 조직이기도 합니다. 

조직문화를 바꾸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하루아침에 바뀌지도 않습니다. 그리고 세상에는 좋은 문화, 나쁜 문화가 따로 없습니다. 단지 업의 특성에 적합한지 아닌지가 더 중요할 뿐입니다. 

이직 희망자는 새로운 직장을 선택할 때 자신에게 맞는 조직문화가 무엇인지 곰곰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단순히 눈에 보이는 근무시간과 워라밸만 따지지 말고, 눈에 보이지 않는 조직문화를 두루 살펴 새 회사를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 작가 소개

조환묵

(주)투비파트너즈 대표이사 & 헤드헌터
삼성전자 전략기획실, IT 벤처기업 창업, 외식프랜차이즈 등
다양한 경력을 거쳐 헤드헌팅 회사를 설립했습니다.
헤드헌터로 일하면서 터득한 직장인의 경력관리와
이직에 대한 정보와 노하우를 공유하고자 합니다.
저서로는 『당신만 몰랐던 식당 성공의 비밀』과 『직장인 3분 지식』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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