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속 명문장] 나의 행동이 대양의 작은 물방울에 불과할지라도
[책 속 명문장] 나의 행동이 대양의 작은 물방울에 불과할지라도
  • 이세인 기자
  • 승인 2024.06.24 11: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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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책은 몇 개의 문장만으로도 큰 감동을 선사하고 알찬 정보를 제공합니다. ‘책 속 명문장’ 코너는 그러한 문장들을 위해 마련한 공간입니다.

지금까지 일상 생태학의 접근 방식은 대체로 국가 기관의 역할을 축소하고 시장에서 개인의 선택할 자유를 강조하는 주류 신자유주의식 환경 위기관리에 머무르는 경향을 보였다. 반면 생태 문제를 중심에 두고 후기 자본주의 사회의 삶을 구성하는 존재 양식 자체에 의문을 제기해 온 변혁 프로젝트(transformative project)를 들여다보면, 설령 명시적으로 드러나지는 않았다 하더라도 그 핵심에는 늘 일상과 관련한 문제가 있었다. <10쪽>

이 책의 목표 중 하나는 면밀하고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접근 방식으로 일상 생태계를 살펴보면서, 일상의 지속가능성이 위기에 처한 존재의 전기적 궤적을 지나며 어떻게 변하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지속가능성’은 극도로 문제가 많은 개념이며, 따라서 용어 사용 자체에 주의가 필요하다. 그러나 지구 한계(planetary boundary) 안에서 살아가며 지구 재생 주기를 존중할 수 있는 사회-생태적 조직이 어떤 것인지를 간단히 표현할 수 있는 용어로는 여전히 유용하다. <14쪽>

일상은 가장 근본적인 재생산의 영역이지만, 일상의 조직은 유급 생산 노동의 구조 및 가치 체계에 따라, 그리고 좋은 삶이란 무엇이며 어떻게 달성할 수 있는 것인지에 관한 사회적 기대에 따라 바뀐다. 게다가 마리아 미에스(Maria Mies)가 관찰한 바와 같이, 자본주의 경제에서는 재생산 노동 자체가 자본주의에서 생산된 상품과 서비스에 의존하기 때문에 생태적 전환이나 변환의 관점에서 살펴봐야 할 여러 가지 긴장과 모순이 나타난다. <87~88쪽>

따라서 탱고는 그가 결혼도 하지 않고, 구속되거나 안정되지도 않고, 행복하게 실직한 상태의 정체성으로 탈영토화할 수 있는 공간이 된다. 하지만 이는 안전하고 되돌릴 수 있으며 장소가 지정된 과정으로, 자본주의 경제로 다시 들어가 그 체제의 지속을 위해 기능한다. 이런 점에서 오누르비오가 춤의 움직임 속에서 행하는 가난한 자-되기에는 혁명적이라 할 만한 것이 거의 남아 있지 않다. 오누르비오는 그의 몸이 말하고, 변화하고, 정체성을 잃고, 먼지와 냄새를 흠뻑 뒤집어쓰게 한 후에… 신발을 소독한다. <113쪽>

여기에 ‘올바른’ 소비의 정의를 구축하는 다양한 선들이 교차하고 있다. 한편으로는 자기의 욕망이나 즐거움을 희생하는 것 자체가 반드시 옳은 것은 아니며, 소비의 행위나 대상을 본질적으로 ‘좋다’ 혹은 ‘나쁘다’로 나누지 않는다. 도덕적 기준을 적용하지 않는 것이다. 예컨대 휴대전화를 소유하거나 칵테일을 마시러 가는 일이 그 자체로 나쁜 건 아니다. <258쪽>

소비, 저렴한 가격, 다국적 기업의 통제에 대한 리비도적 순응은 계속해서 표면 아래로 묻힌다. 예를 들어 클레어는 근본적으로 경제적 불평등을 초래하는 자본주의 경제라도 환경을 파괴하지 않고 사람들을 착취하지만 않는다면 받아들일 만하다고 말한다(그런 조합이 어떻게 가능한지는 모르겠다). 이런 방식으로 환경적 행동은 도덕화되면서도 정치에서 빠져나간다. <305쪽>

[정리=이세인 기자]

『나의 행동이 대양의 작은 물방울에 불과할지라도』
앨리스 달 고보 지음 | 경규림 옮김 | 이상북스 펴냄 | 448쪽 | 27,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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