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속 명문장] 우주 비행사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본다면
[책 속 명문장] 우주 비행사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본다면
  • 이세인 기자
  • 승인 2024.06.19 13:3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어떤 책은 몇 개의 문장만으로도 큰 감동을 선사하고 알찬 정보를 제공합니다. ‘책 속 명문장’ 코너는 그러한 문장들을 위해 마련한 공간입니다.

나는 도시의 2층짜리 주택에 살면서 우주 비행사의 감각을 느끼고 싶어 하는 사람에게 어떤 조언을 해 줄 수 있겠냐고 네자미에게 묻는다. 네자미는 잠시 침묵한 후 이렇게 말한다. “조망 효과가 일어나려면 경외감이 필요해요. 우주에서 지구를 바라보는 경험은 산이나 숲에서 숨 막히는 풍경을 마주하는 경험과 비슷하죠. 하지만 도시에서는 어떨까요? 저는 잘 모르겠어요. 도시에는 우리 자신보다 거대한 무언가가 별로 없으니까요. 제가 생각할 수 있는 건 고개를 들어 하늘을 올려다보는 것뿐이네요. 어둠 속의 빛, 별이 빛나는 하늘을요.” <「3. 치료로서의 지구 관찰」 중에서>

몇 평 남짓한 작은 가게였던 카두르는 이 동네의 토박이며 새로 이사 온 사람이며 정말이지 모두가 만날 수 있었던 몇 안 되는 곳 중 하나였다. 그리고 채식주의자인 내가 자주 방문한 유일한 정육점이기도 했다. 올리브 오일과 견과류를 사기 위해서였지만, 그곳의 유쾌한 분위기가 우리 사이에 존재하는 모든 차이를 중화하는 듯해서이기도 했다. <4. 별 없이 항해하는 우주 여행자」 중에서>

그러면서 그는 우리가 이러한 원천으로부터 소외되고 있다고 말한다. “수천 년 동안 인간종은 하늘을 올려다보며 살았고, 별에서 위안과 경이를 발견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우리가 그런 광경으로부터 자기 자신을 단절시킨 첫 세대라는 생각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연결입니다, 라고 데릭스는 말한다. 자연과의 연결, 역사와의 연결, 같은 별을 올려다보았던 우리 이전 세대 사람들과의 연결. 이러한 인식은 우리를 중요하게 만드는 동시에 하찮게 만든다. <「5. 빛과 밤」 중에서>

곧 한 가지 사실이 분명해진다. 화성이 내가 지구로부터 정신적으로 벗어날 수 있게 도와주리라는 생각은 착각이라는 것이다. 여기 지구에 있으면 우리 자신을 자율적인 존재로 생각하기 쉽다. 우리는 살아 있는 한 먹고 마시고 숨 쉬어야 함에도 우리를 떠받치는 이러한 기본적인 요소들을 더 이상 우리 존재의 필수적인 부분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화성에 가고 싶다면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인간은 지구 환경을 구성하는 요소 없이는 지구를 떠날 수 없다. 못해도 몇 가지 정도는 갖추어야 한다. <「11. 나를 내보내줘, 스피룰리나」 중에서

베단탐은 내게 우주에서 혼자가 되는 것과 어딘가에 다른 생명체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아는 것 중에 무엇을 선호하느냐고 묻는다. 내게는 깊이 생각할 필요가 없는 질문이다. 인간이 이 무한한 우주에서 유일한 존재라는 생각은 우울하기만 할 뿐이니까. 게다가 책임감도 너무 막중해지지 않나. “선생님은요?” 내가 되묻는다.
베단탐이 잠시 생각에 잠긴다. “온 사방에 생명체가 존재한다는 사실이 밝혀지면 경이로울 것 같습니다. 하지만 아무 생명체도 발견하지 못하고 우리가 완전히 유일무이한 하나의 현상임이 밝혀진대도 괜찮아요. 뭐가 됐건 그 가능성을 전혀 알 수 없다는 게 참 어려운 부분이죠. 생명이 뭐라고 생각하세요? 알지 못하는 것을 어떻게 이해하세요? 저희는 여기서 무얼 찾고 있는지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매일 그걸 찾고만 있거든요.” <「14. 드윙글루 은하」 중에서>

[정리=이세인 기자]

『우주에서는 서두를 필요가 없다』
마욜린 판 헤임스트라 지음 | 양미래 옮김 | 돌베개 펴냄 | 256쪽 | 17,500원


  • 서울특별시 서초구 논현로31길 14 (서울미디어빌딩)
  • 대표전화 : 02-581-4396
  • 팩스 : 02-522-6725
  • 청소년보호책임자 : 권동혁
  • 법인명 : (주)에이원뉴스
  • 제호 : 독서신문
  • 등록번호 : 서울 아 00379
  • 등록일 : 2007-05-28
  • 발행일 : 1970-11-08
  • 발행인 : 방재홍
  • 편집인 : 방두철
  • ⌜열린보도원칙⌟ 당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 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 고충처리인 권동혁 070-4699-7165 kdh@readersnews.com
  • 독서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독서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readersnews.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