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속 명문장] 기억과 무의식의 오류가 만든 ‘가짜 나’를 넘어서는 법
[책 속 명문장] 기억과 무의식의 오류가 만든 ‘가짜 나’를 넘어서는 법
  • 이세인 기자
  • 승인 2024.06.13 09: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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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책은 몇 개의 문장만으로도 큰 감동을 선사하고 알찬 정보를 제공합니다. ‘책 속 명문장’ 코너는 그러한 문장들을 위해 마련한 공간입니다.

자기 자신에 관해 계속해서 믿어왔지만, 정작 제대로 확인해본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던 것들. 그냥 곧이곧대로 받아들이며 더 깊게는 단 한 번도 파고들어본 적 없던 가정. 우리의 무의식 세계 속에 단단하게 뿌리내린 것들. 그곳에서 아무도 모르게 조용히 우리의 인식에 영향을 미치고, 어떤 상황이나 다른 사람들, 이 세상, 혹은 자기 자신을 평가하는 우리의 방식에 막강한 영향력을 펼쳐왔던 것들. 그렇게 이들은 우리의 감정, 생각, 그리고 행동에 엄청나게 많은 영향을 미쳐왔다. 아무런 검증 없이 그대로 받아들여서는 지금껏 우리 자신을 이끌도록 내버려뒀던, 내면 깊숙이 박혀 있는 가정을 우리는 ‘신념’이라 부른다. <15쪽, 내 안의 신념을 들여다보는 법>

즉 우리는 방해하는 신념을 떨쳐버리는 데에 첫 번째로 중요한 단계는 깨달음과 인정이다. ‘그건 그냥 그런 거야’. 하지만 달라질 수는 있다. <78쪽, 왕자님의 도움은 필요 없어요>

여기서 우리는 사뭇 까다로운 주제와 맞닥뜨리게 된다. 문제점들의 기능. 그리고 이와 연관된 것, 바로 병의 이점(morbid gain)이다. ‘무슨 이유에서 나는 이 문제가 필요할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을 통해 우리는 문제점이 가졌던 기능을 잘 파악해볼 수 있다. 한편, ‘이 문제로 내가 갖게 되는 건 뭐지?’란 질문은 이 문제점을 계속 유지하면서 우리가 얻게 되는 병의 이점을 가르쳐줄 수 있다. <96쪽, 어른이 되기가 두려워요>

가족 체계 안에서 제게 부여된 역할과 이와 관련된 무언의 의무들을 파악해보는 건, 가족 그물화의 존재 여부를 밝혀내고 그러할 경우 이들로부터 자신을 분리하는 데 도움이 된다. 예를 들어 형제·자매 사이에서도 서로 각기 다른 역할이 부여될 때가 있다.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는 가족 체계에서는 부모와 형제·자매 사이에 불공정한 관계가 형성된 경우도 많다. 한 아이는 폄하되거나 무시되는 한편, 다른 아이는 엄청난 관심과 인정, 사랑을 받기도 한다. <113~114쪽, 쓸모없는 동생 역할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요?>

J는 자신의 성공을 특히 운 좋은 주변 환경과 운명 덕분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야만 하는 듯했다. 다시 말해 그녀는 모든 걸 외부 탓으로 돌렸다. 운명, 신, 행운, 재수, 주변 환경. 이 모든 게 외부 요인이다. 사람은 외부 요인을 통제하지 못한다. 이들은 우리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우리는 이들에게 영향을 주지 못한다. 즉 우리는 외적 요인들의 호의에 의존적인 존재다. <125쪽, 아빠에게 인정받지 못한 제가 무능한 사람 같아요>

중요하지 않은 존재란 신념은 H 스스로 자신은 아무것도 아닌 존재라 인지해왔을 만큼 아주 확고하게, 독립적으로 자리매김해 있었다. 남편의 존재에만 초점을 맞추면서 그녀는 점차 자기 자신을 잃어갔다. H가 중요하지 않은 존재란 메시지는 그녀의 남편을 통해 아주 오랫동안, 아주 집중적으로 전달되었기에 이는 그녀만의 개인적인 진실이 되었다. 그는 의도적으로 그녀의 지각을 조작했다. <144쪽, 저는 남편 없이는 아무것도 아니에요>

[정리=이세인 기자]

『나는 왜 이런 사람이 됐을까?』
네시베 카흐라만 지음|이은미 옮김|추수밭(청림출판) 펴냄|328쪽|18,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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