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과 함께 떠난 씨월드 올랜도 여행에서 한 소년은 범고래의 매력에 압도당한다. 그리고 소년은 최고의 범고래 조련사라는 꿈을 이뤄가는 과정에서 씨월드가 항상 옳은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책은 범고래를 너무나 사랑했지만, 가두고 전시하는 일에 일조해야 했던 세계 최대 해양테마파크 전직 조련사의 슬프고도 예리한 내부 고발 이야기다. 왜 사랑했던 범고래와 일터를 떠날 수밖에 없었는지, 왜 따가운 시선을 받는 내부 고발자가 될 수밖에 없었는지에 관한 진솔한 자기 고백이 담겨 있다. 그리고 저자는 묻는다. 우리가 과연 동물들에게서 무엇을 빼앗을 권리가 있는지. “씨월드 범고래의 미래를 위한 싸움은 인류와 지구 나머지 거주자의 관계 맺기에서 연유한 윤리적 논쟁의 일부”라는 저자의 말은 지구의 다른 생명과 어떻게 관계를 맺어야 하는지 깊게 생각하게 만든다.
■ 슬픈 수족관
존 하그로브,하워드 추아이언 지음 | 오필선 옮김 | 목수책방 펴냄 | 400쪽 | 2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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