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희의 PR 토크] PR윤리와 언론 플레이
[박찬희의 PR 토크] PR윤리와 언론 플레이
  • 박찬희
  • 승인 2024.06.01 14: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박찬희 ㈜박찬희 PR 대표

특정 목적을 가지고, 일부 정보를 흘려, 자사에 유리한 여론을 만드는 것을 언론 플레이라고 한다. 사실, 공익에 위배 되지 않고, 허위나 과장된 내용이 아니라면, 홍보인들의 일상적인 언론 홍보 활동도 일종의 언론플레이라 할 수 있다.

다만, 그 과정에서 지켜야 하는 직업윤리와 사회적 책임이 있을 것이고, 취사선택은 언론사의 몫이라는 사실을 존중한다면 말이다.

얼마 전 광고대행사를 무대로 한 드라마를 재미있게 보았다. 한 흙 수저 여성이 실력 하나로 성공하고 인간적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그린 웰메이드 드라마였는데, 여기에도 언론 플레이가 극의 소재로 등장한다.

한 기업의 회장이 외환관리법 위반으로 긴급 체포 된다. 그런데 회사 이미지 실추에도 광고를 중단 하기는 커녕, 대규모 기업 PR 광고를 위해 대행사들을 불러 모아 경쟁 PT를 실시한다.

억울한 옥살이를 한사람을 모델로 한 공익 캠페인 아이디어가 채택되어 온오프 라인 방송이 되고, 구속 수사의 문제점을 파헤치는 생방송 토크쇼가 제작되며, 방송 직후 실시되는 여론 조사로 응답자 80% 이상 불구속 수사 찬성이라는 결과가 만들어진다. 담당 판사는 여론 조사 민의를 존중한다며 회장의 보석 석방을 일사천리로 진행한다.

“여의도로 가는 길 뚫어드렸는데 마음에 드십니까?” 그 회사 법무팀장이 판사에게 던진 의미 있는 한마디이다. 아울러 주인공은 출소 후 치킨 한마리가 집으로 배달되는 사진이 기사화 되도록 회사 측에 조언한다.

드라마는 해피엔딩이지만, 내게는 완벽한 언론 플레이와 여론 조작의 본보기였다. 게다가 그 회사 마케팅 전무는 전직 PR협회 회장이라 한다. 리스크 관리의 대가라는 설정이지만, 그가 관리 한 것은 리스크가 아니고, 언론과 여론이었고, 그로 인한 리스크는 시작되었다.

유튜브 댓글들을 보니,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드라마가 현실의 반영이라고 하면, 우리나라의 권,언,정 유착의 메커니즘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것이 작가의 의도였다면 지나친 비약일까?

사실 PR과 언론은 동전의 양면과 같은 관계이다. PR은 기업을 위해, 언론은 국민의 알권리를 위해 서로 견제하고 협조한다. 미디어 지형이 바뀌면서 저널리즘은 더 이상 찾아보기 힘들게 되었다. 하지만, 광고 협찬과 맞바꾸어지는 기사가 늘어나는 만큼 PR의 입지는 그만큼 줄어 드는 것은 분명하다.

최근 굴지의 엔터 기업의 경영 분규로 언론이 시끄러웠다. 대외비로 분류되어야 할 내부 감사 사실을 보도 자료로 흘리고, 상대방은 유튜브 생방송 기자회견으로 억울함을 호소하며 여론전에 불을 붙였다. 문제는 이 모든 언론 플레이의 목적이 상대를 공격하고 자신의 목적을 관철하기 위함에 있다는 것이다. 이는 정직과 신뢰를 바탕으로, 의도적으로 남을 해치지 않는다는 PR의 윤리에 반하는 것이다.

PR전문가는 ‘여론의 법정에 선 변호사’라고도 한다. 진짜 여론이 형성되고 판단이 이루어지는 곳은 법정이 아니라 대중의 마음이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는 진정성으로 승부해야 한다. 진정성이란 내부로 부터 변화를 의미하는 것이고, 판단은 대중의 몫이다.

PR은 사회적 책임의 실현이고, 이것은 미국의 미래에 열쇠가 된다. 현대 PR의 아버지라 불리우는 에드워드 버네이즈가(1891-1995) 생전에 한 말이다. 이 말을 이렇게 바꿔보고 싶다. “진정한 PR은 사회적 책임의 실현이고 이것은 K-Pop 미래의 열쇠가 된다”고.

또한 디지털 미디어 시대는 모두가 여론을 만들고, 그 여론을 확산시킨다. 혹 나와 같은 생각만을 찾아다니며, 다른 의견에 귀 막고 여론 몰이에 동참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스스로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 서울특별시 서초구 논현로31길 14 (서울미디어빌딩)
  • 대표전화 : 02-581-4396
  • 팩스 : 02-522-6725
  • 청소년보호책임자 : 권동혁
  • 법인명 : (주)에이원뉴스
  • 제호 : 독서신문
  • 등록번호 : 서울 아 00379
  • 등록일 : 2007-05-28
  • 발행일 : 1970-11-08
  • 발행인 : 방재홍
  • 편집인 : 방두철
  • ⌜열린보도원칙⌟ 당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 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 고충처리인 권동혁 070-4699-7165 kdh@readersnews.com
  • 독서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독서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readersnews.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