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은 세계를 주무르는 거대 기업들이 저질러 온 악행, 부도덕의 역사를 소개한다. 심각한 환경오염을 초래하고 수많은 목숨을 앗아 갔으며, 성과와 효율을 맹목적으로 좇아 노동자를 부품처럼 갈아 넣고, 거기에 뻔뻔한 갑질까지… 저자는 기업들이 치밀한 홍보 활동으로 덮어 둔 광경을 드러내고 기억할 것을 강조한다. 그러면서 동시에 부도덕을 응징하고 사회적 책임의 이행을 요구함으로써 나의 삶, 나아가 온 세상을 손에 쥔 기업들에 맞서는 것은 소비자만이 해낼 수 있는 일임을 상기시킨다. 각 분야의 이권을 쥐고 흔드는 기업들을 법과 규제의 힘만으로 통제하기란 불가능하니까. 책을 읽다 보면 연대의 가능성을 발견할 수도, 나아가 구매 버튼을 클릭하는 손, 마트로 향하는 발걸음이 조금은 더 신중해질지도 모른다.
■ 시장의 빌런들
이완배 지음 | 북트리거 펴냄 | 264쪽 | 17,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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