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혐오, 외국인혐오, 성소수자혐오 등 우리 사회는 이에 관한 사회적 논의를 끊임없이 해왔다. 그렇다면 ‘비만혐오’는 어떨까. 비만혐오는 이야기할 필요성조차 느끼지 못할 만큼 우리에게 너무나 당연하고 일상적이지 않은가. 책은 오랜 시간 견고하게 자리 잡은 비만혐오의 문화를 파헤치며 이 문화가 어떤 방식으로 개인의 자유와 존엄성을 무너뜨려 왔는지를 드러낸다. 단순히 ‘뚱뚱하다’라는 것을 넘어 계급, 인종, 젠더의 영역과 교차하며 복합적으로 작동하고 있음을 말하면서. 저자는 나아가 절제, 배고픔, 날씬함을 선과 미덕으로 찬양하는 다이어트 문화를 이야기하며 사회가 몸에 관해 규정한 정상성과 비정상성, 규범과 비규범의 이분법적인 담론을 해체한다. 책을 읽고 나면, 있는 그대로의 몸을 지나치게 긍정하지도, 부정하지도 않는 ‘신체 성찰’이라는 새로운 지향점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 비정상체중
케이트 맨 지음 | 이초희 옮김 | 현암사 펴냄 | 352쪽 | 2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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