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획을 짜고, 셔틀버스를 타며, 스핀오프 드라마를 보고… 모두 우리가 일상에서 자주 쓰는, ‘직물’과 관련된 말들이다. 그리고 오늘날 햇빛과 비만큼이나 직물을 당연하게 여기는 세상에서 우리는 농경 바퀴, 문자 등 문명의 탄생만을 논할 뿐, 정작 직물은 언급하지 않는다. 농업은 식량뿐 아니라 섬유를 수확하는 과정에서도 발전했고, 대항해시대 이후 직물은 금만큼이나 귀중한 상품으로 취급됐으며, 산업혁명은 실을 잣고 천을 짜는 기계에서 시작되었는데 말이다. 이처럼 직물은 우리의 세상을 만들어 낸, 인류의 이야기라 할 수 있다. 책은 섬유, 실, 직물, 염료와 같은 생산 단계부터 직물에 혁신을 일으킨 사람들, 직물로 세상을 바꾸고자 하는 사람들까지, 직물의 문명사를 조망해 인류 공동의 경험과 기억으로 끌어올린다.
■ 패브릭
버지니아 포스트렐 지음 | 이유림 옮김 | 민음사 펴냄 | 536쪽 | 2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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