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의 전작들이 지방 소도시, 농촌을 배경으로 어린이의 우정과 성장, 대안 가족의 모습을 담았다면 이번 소설집에서는 그러한 관심사를 이어 가면서도 청소년의 사랑과 노동을 중심에 세운다. 그리고 소설 속 다양한 사랑의 방식, 삶의 형태를 긍정하며 담담히 미래로 한 걸음 나아가는 이야기들은 막막함과 답답함을 느끼는 이들에게 숨을 내쉴 수 있는 틈을 열어주기도 한다. “그 모든 계획들이 실패하더라도 일상은 또 다른 반짝이는 순간들로 채워진다”고 말하면서. “까마득한 앞날은 밤바다처럼 캄캄하고 막막”해도 우리 곁엔 “서로가 너무 오래 헤매지 않도록 단단하게 손을 붙들어 잡아”주는 누군가가 있다. 책은 지금 그 누군가가 필요한 독자에게 꼭 알맞게 도착한 책이다.
■ 플랜B의 은유
윤슬빛 지음 | 돌베개 펴냄 | 188쪽 | 1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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