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다른 골목에 위치한 세탁소. 묘한 분위기를 풍기는 이곳의 주인은 세탁소를 찾아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준다. 그리고 그런 시간을 통해 손님들은 더러워진 추억을 씻고, 구겨진 감정을 펴며, 찢어진 관계를 이어 붙인다. 대체 주인은 어떤 마음으로 이들의 고민을 들어주는 걸까. 책은 저마다의 사연이 담긴 세탁물을 들고 골목 끝 세탁소를 찾은 사람들의 아픈 기억과 부정적 감정을 씻어주고 새로운 기분을 입혀주는 다정한 힐링 소설이다. 이렇듯 책의 가장 큰 미덕은 절망 속에서도 피어나는 희망과 용기를 그려낸다는 점이다. 삶이 지루하고 답답하다면, 뭔가 개운하게 마음을 비워낼 것이 필요하다면 한 번쯤 ‘시간세탁소’를 방문해보는 것도 좋겠다. 빨래를 마치고 막 탈수한 옷가지를 넌 것처럼 청량한 느낌을 받을 수 있을 테니까.
■ 시간세탁소
하이디 지음 | 박주선 옮김 | 북폴리오 펴냄 | 228쪽 | 1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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