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이 바꾼 나와 너의 일상...전시 ‘마음기록관’
기록이 바꾼 나와 너의 일상...전시 ‘마음기록관’
  • 이세인 기자
  • 승인 2024.04.1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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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은 현재를 발견해 수집하는 행위이자 현재를 담아 미래로 보내는 편지와도 같다. 그리고 누군가에게 기록이란 지금을, 이 순간의 나를 수집하는 일이기도 하다. 기록을 통해 삶이 건네는 사소한 행복들을 알아채고, 내 인생의 크고 작은 순간들을 고이 간직하는 것. 마치 ‘마음’을 기록하는 것처럼 말이다.

지난 3월 25일 교보문고 강남점에서 열린 ‘마음기록관’은 교보문고와 올림푸스한국이 같이 진행하는 전시로, ‘글로 새긴 오늘, 기록이 당신의 일상을 특별하게’라는 주제로 진행한다. 일상을 기록하는 것에 대한 소중함을 알리고 기록을 통한 성찰, 자기 치유에 관한 이야기를 전하며 암 경험자들에게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자는 취지에서 기획됐다.

전시에는 ‘고잉 온’ 캠페인 프로그램인 ‘고잉 온 다이어리’에 참여한 암 경험자의 일기 136편이 실려있다. 암이라는 공통적인 경험을 가진 이들이 4주 동안 정해진 주제(약속일기, 칭찬일기, 감사일기, 행복일기)에 맞게 매일 자신의 감정, 경험을 쓰고, 소통해 서로에게 정서적 지지가 되는 심리 사회적 활동이다.

이번 전시는 ‘암 경험자의 아름다운 삶은 계속된다’라는 의미를 담아 공간을 찾은 사람들에게 진정 나에게 가치 있는 것, 생의 소중함, 내 곁의 소중한 사람들의 존재를 새삼 되돌아보는 뭉클한 시간을 선사한다. 더불어 암 경험자의 이야기에 공감함으로써 누구 하나 사회로부터 소외되지 않고,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서 함께 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이밖에도 마음기록관 팝업스토어는 고잉 온 웹툰, 키링 만들기, 일기 쓰기, 아카이빙북, 추천도서 등 전시와 함께 방문객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됐다. 특히 ‘마음을 엮어 나에게, 당신에게’라는 코너는 나를 또는 당장 생각나는 사람을 의미하는 문장의 키링을 만드는 활동으로 나열된 50개의 단어는 암 경험자들이 직접 작성한 일기에서 선정한 의미 있는 단어들로 구성되어 있다.

한편 모든 프로그램에 쓰여 있는 글들을 관통하는 주제는 ‘일상을 특별하게’이다. 일상이라는 것은 결국 단순한 시간과 평범함의 반복이다. 그러니 특별할 것도, 딱히 대단할 것도 없다. 하지만 그러한 일상의 기록이, 어느 시점이 되어서는 그리움과 소중함으로 다가올 때가 분명 있다. 더는 물러설 곳이 없다고 느껴지는 어느 날, 유난히 힘든 하루를 보내고 난 후에 우연히 열어본 일기장에서 생각지 못한 고마움을 느끼는 것처럼.

이렇듯 암 경험자들의 늘 똑같은 하루의 기록은 왠지 모를 희망이 새록새록 다가오는 것 같은 기분을 안겨준다. 나아가 이들의 이야기는 지난한 세월에 무력함을 느꼈던 이들에겐 다시 나아갈 용기를, 소중함을 잠시 잊고 지냈던 이들에겐 기록의 여정에 참여할 계기를 마련해준다. 하루하루를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면, ‘기록’을 매개로 주변 사람들과 함께 온기를 나누며 마음을 공유해보는 건 어떨까.

[독서신문 이세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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