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가 뭐냐는 질문에 ‘데모’라고 답하는 사람. 처음 만났을 때도 오랜만에 만났을 때도 인사말은 언제나 ‘투쟁’인 사람. 저자는 소설보다 시위에 관한 얘기를 더 많이 쓰는 사람이다. 책은 다양한 집회나 시위 현장에서 구호를 외치고, 행진하고, 서명대에서 서명을 받으면서 만난 사람들, 그들에 관한 애정의 고백이자 우리가 함께 가고자 하는 유토피아에 관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세월호 추모 및 진상조사 요구, 성소수자 인권 보장. 장애등급제·부양의무제 폐지, 중대재해기업처벌법, 해고노동자 복직, 차별금지법까지. 10년 넘게 꼬박꼬박 출근하듯 집회에 참여했던 사람만이 들려줄 수 있는 이야기, 집회 현장을 오갔던 사람들의 마음이 담담하게 펼쳐진다. 책을 읽고 나면, 무겁게만 생각했던 집회가 가벼운 마음 하나만으로도 참여할 수 있다는 걸, 더 좋은 세상을 위해 함께 나아갈 수 있다는 걸 알게 될 것이다.
■ 아무튼, 데모
정보라 지음 | 위고 펴냄 | 172쪽 | 1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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