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속 명문장] 니힐리스트는 혼자가 아니다
[책 속 명문장] 니힐리스트는 혼자가 아니다
  • 한주희 기자
  • 승인 2024.03.19 11: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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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책은 몇 개의 문장만으로도 큰 감동을 선사하고 알찬 정보를 제공합니다. ‘책 속 명문장’ 코너는 그러한 문장들을 위해 마련한 공간입니다.

니체는 이 세상이 존재하는 데 아무런 이유도 목적도 없고, 인간의 삶이 따라야 할 그 어떤 이유도 목적도 없다고 생각한다. 이것이 바로 니체가 말하는 인간에게 닥친 운명이다. 그러나 그는 이런 운명에 절망하거나 낙담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 긍정하라고 말한다. 그리고 이제 삶의 이유와 목적을 스스로 창조하는 자기 창조적 삶을 살라고 말한다. 따라서 운명을 사랑하라는 것은, 이 세계와 삶의 무의미함 속에서 자기 자신을 창조하는 니힐리스트의 삶을 받아들이라는 뜻이다. <97쪽>

따라서 주인과 노예의 생존 조건이 다른 만큼 이들이 추구하는 도덕도 다르다. 주인 도덕은 적극적 자기 긍정, 자기 지배, 자기 창조, 힘의 강화 등을 높이 평가한다면, 노예 도덕은 겸손, 자기희생, 이웃사랑, 이타심, 평등, 평화 등을 선으로 보면서 주인 도덕을 부정적으로 평가한다. <113쪽>

니체가 말하는 초인은 진정한 니힐리스트를 의미한다. 따라서 초인은 이 세계가 존재하는 그 어떤 이유나 목적도 없으며, 인간이 살아야 할 그 어떤 이유나 목적도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초인은 이 허무함에 절망하지 않는다. 초인은 허무함을 적극적으로 긍정하고 이를 자기 창조적 삶의 계기로 삼는다. <139쪽>

현대인에게는 자신이 내린 인생의 결정이 과연 올바른 것인지 이를 보증해 줄 그 어떤 객관적 토대도 존재하지 않는다. 그렇기에 현대인은 누구나 삶의 확신을 갖지 못하고, 심리적 불안감에 빠질 수 있다. 현대인의 삶은 그래서 힘들다. <160쪽>

니힐리스트는 인생의 허무나 무의미함을 형벌처럼 안고 살지만, 어떤 절대적인 가치를 통해 여기에서 벗어나려고 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삶을 비관하며 괴로움 속에서 살아가는 것도 아니다. 니힐리스트는 인생과 이 세계의 허무함을 적극적으로 긍정할 뿐만 아니라, 이를 자기 창조의 기회로 삼는다. <236쪽>

따라서 인간의 삶을 예술작품처럼 만든다면, 이는 생산적 권력에 종속된 주체성 유형과는 달리 삶의 무한한 가능성을 드러낼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인간은 자신의 삶을 결정하는 최고의 주권자가 된다. <256쪽>

그러나 사랑은 니힐리스트가 진짜 니힐리스트로 살아가는 데 안식처를 준다. 사랑한다는 것이 상대방을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고유한 존재로 인정하고, 각자 자신의 고유성을 자유롭게 발휘하며 살도록 서로 공감하고 협력하는 것이라면 말이다. <295쪽>

[정리=한주희 기자]

『니힐리스트로 사는 법』
문성훈 지음 | 이소노미아 펴냄 | 332쪽 | 19,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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