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아들 구분 없이 상속하고, 결혼 중 취득한 재산을 이혼할 시 아내와 남편에게 동등하게 분배하는 평등주의적 법제가 마련된 21세기, 왜 여전히 여성 가족은 남성 가족보다 가난할까. 자본주의 한가운데를 살아가는 오늘날, 경제적 격차는 계층 간에서만 가속화되고 있는 것이 아니다. 이보다 덜 알려졌으나 똑같이 중요하고도 명백한 사실은, 바로 지금 이 시대에 성별 간에도, 가족 안에서도 경제적 불평등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책은 가족 ‘간’의 문제로 보였던 빈부격차의 초점을 가족 ‘안’으로 이동시킨다. 그럼으로써 새로운 문제를 제시한다. 가족의 부가 개인의 지위를 점점 더 결정짓는 지금과 같은 시대, 하나의 가족 내에서도 누군가는 빈곤하다는 걸, 가족이 여성을 빈곤하게 한다는 걸.
■ 자본의 성별
셀린 베시에르, 시빌 골라크 지음 | 이민경 옮김 | arte(아르떼) 펴냄 | 372쪽 | 29,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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