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은 그런 날, 반복되는 오늘의 일상 속에 가라앉아 가는 나를 다독여 주는 것은 의외로 언제나 또 다른 날의 일상이다. 하상욱의 『서울 시』가 10년 만에 후속작으로 돌아왔다. 더 보통의 마음을 노래하기 위한 다짐처럼, 서울 ‘보통’ 시라는 제목을 달고. 여전히 보통 사람들의 ‘보통 이야기’에 주목하는 시인의 글을 보다 보면 평범한 것도 꽤나 괜찮아 보인다. 그리고 시집을 한장 한장 넘길수록 보통스러운 나 자신을 다시 한번 긍정하게 되기도 한다. 그렇다고 희망으로만 가득 찬 메시지를 전해주거나 우리를 치켜세워주는 말은 하지 않는다. ‘에이 우리 다 같은 생각하면서 살지 않아요?’라며 모두 다 비슷하다고, 특별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경쾌한 위로를 건네줄 뿐이다. 지금은 아무것도 아닌 것 같은 그 보통의 순간들이 모이고 모여 우리에게 위로가 필요할 때 조용히 옆에 와 앉아줄 거라고. 그러니 지금을 충분히 느끼라고.
■ 서울 보통 시
하상욱 지음 | arte(아르테) 펴냄 | 264쪽 | 1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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