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은 시간상으로 거리를 둔 현실을 다룰 때가 많다. 하지만 때로는 아주 가까운 현실을 끌고 오기도 한다. 부동산 ‘영끌’, 코인 투자, 재난지원금, 인공 지능(AI), 중고거래, 실직, 학폭-왕따 문제, 지역통폐합, 부를 향한 욕망...책은 지극히 현실적인 주제들을 사실적으로 묘사한 작품들을 모았다. 누군가는 지금 겪고 있을지 모르고, 또 우리 주변에서 자주 마주할 수 있는 상황들이 저자의 글로 재구성되어 공감과 연민과 분노와 슬픔을 자아낸다. 하지만 이 책이 그저 한국 사회의 부정적인 현실만을 얘기하는 것은 당연히 아니다. 때로는 우리 욕망의 민낯을 보는 것도 용기가 되며, 그것을 뛰어넘는 사랑과 배려를 통해 희망을 마주하게 된다. 괴로운 밤, 춤을 출 수 있는 이유다.
■ 괴로운 밤, 우린 춤을 추네
정진영 지음 | 무블출판사 펴냄 | 332쪽 | 16,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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