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는 강물처럼, 인생도 어떤 흐름에 따라 지나가는 게 아닐까 생각하곤 한다. 그러나 어쩌면 인생의 매 순간순간은 선택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너무도 자연스러워 미처 내가 무엇을 선택했다고 생각할새 없이 지나쳐왔을 수도 있다. 소설은 열일곱 살 소녀 빅토리아가 고통을 온몸으로 감내하는 번데기 시절을 거쳐 비로소 나비가 되는 이야기를 그린다. 책을 읽는 내내, 빅토리아가 맞닥뜨릴 선택지들이 어렵지(나중에 보상받더라도)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 솟구친다. 그리고 책을 다 읽고 나면, 인생을 살아가는 데 있어 내가 마주할 선택지 또한 무겁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 절로 든다. 삶이 힘들다고 생각될 때, 막다른 길에 다다른 것 같을 때, 지칠 대로 지쳤을 때마다 이 책을 펴보게 되지 않을까. “기적을 바라지 않았다. 그저 새로운 토양이 충분히 강인하기만을 바랐다”라는 소설 속 문장을 곱씹어본다.
■ 흐르는 강물처럼
셸리 리드 지음 | 김보람 옮김 | 다산책방 펴냄 | 448쪽 | 17,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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