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24시간을 살고 있는 것 맞나 싶을 정도로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프로 N잡러’가 있다. 대한민국 대표 자기 계발 교육 플랫폼 MKYU 대표 강사이자 국내 상위 0.1% 블로거, 유튜버와 마케터이기도 한 김동석 작가다. 그는 책 『네이버 블로그로 돈 벌기』에 이어 신간 『업의 그릇』을 펴냈으며 내년 세 권의 책 출간까지 앞두고 있다. 놀라운 사실은 본업을 유지하면서 이 모든 일을 해냈다는 것이다.
김동석 작가가 강의에 나가면 제일 먼저 하는 말이 있다. “저는 여러분과 같은 직장인이고요. 오늘 이 자리도 연차를 내서 왔습니다.” 이쯤에서 두 가지 질문이 피어날 것이다. 그는 정말 나와 같은 평범한 회사원이 맞나? 시간과 에너지가 무한히 솟아나는 마르지 않는 샘이라도 품고 있는 건가? 퇴근하자마자 지친 몸을 누일 생각만으로 집에 돌아가기 바쁜 이들은 모르는 뭔가가 있는 게 분명하다. 그 비밀을 파헤치기 위해 지난 20일 서울 영등포구 양평로에 있는 한 카페에서 김동석 작가를 직접 만났다.
Q. 매일 새벽 4시 반에 기상하신다고요. 하루 일과는 어떤가요?
새벽 4시 반에 일어나면 6시 반까지 2시간이 생겨요. 그때가 글을 쓰는 시간이에요. 그리고 6시 반부터 출근 준비를 해요. 9시부터 6시까지 회사에서 근무하고요. 퇴근 후에는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거나 자기 계발을 해요.
Q. 이 생활을 5년 동안 지속하셨다는 게 정말 대단한 것 같아요.
솔직히 쉽지 않아요. 아침에 일찍 일어나려고 별의별 짓을 다 해봤어요. 어떤 짓까지 해봤냐면, 칫솔에 치약을 묻혀 옆에 두고 자는 거예요. 알람이 울리면 이걸 입에 딱 물어요. 그래도 더 자고 싶죠. 그런데 거품이 나니까 뱉기 위해서라도 일어나야 하잖아요. 이렇게까지 해봤지만 효과는 얼마 안 가더라고요.
Q. 그러면 어떤 방법이 새벽 기상에 가장 효과적이었나요?
내일이 기대돼야 해요. 어렸을 때 소풍 가기 전날 생각해 보면, 엄마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한참 전에 일어나서 씻고 옷 입고 아침 먹고 나가는 순간만을 기다리잖아요. 저는 매일 아침 이런 기분이에요. 소풍날처럼 오늘은 어떤 즐거운 일이 있을까, 오늘은 어떤 사람을 만날까 기대하며 눈을 떠요.
Q. 하루하루를 소중히 여기시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명확한 목적이 있기 때문이죠. 저에게는 사람들이 회사 밖에서 나만의 업을 쉽게 찾을 수 있도록 돕고 싶다는 명확한 목적이 있어요. 그러려면 일단 저부터 배워야 하니까 일분일초를 귀하게 여기게 되더라고요. 자연스레 공부할 거리도 많아지고요. 주로 출퇴근길 지하철에서 책을 읽는데 요즘엔 생성형 AI에 빠져있어요.
Q. 그래서 이번에 『업의 그릇』을 출간하셨어요.
고용노동부 기준 퇴직 연령 50세 선이 무너졌어요. 49.8세가 됐죠. 우리가 100세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데, 남은 40~50년 동안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라는 고민을 안게 됐어요. 누구도 이 고민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고요. 이제 과장, 차장, 부장 같은 ‘직’이 아니라 회사 밖에서도 통하는 나만의 ‘업’을 만들어야 하는 시대가 온 거에요. 회사는 나를 평생 책임져 주지 않으니까요. 그러기 위해선 업의 그릇을 만들어야 하는데, 이왕이면 넓고 깊게 빚는 게 좋잖아요? 제 경험을 바탕으로 이를 위한 구체적인 방법과 실전 노하우를 담았어요. 생생한 사진과 동영상 강의를 함께 수록해 옆에서 개인 코칭 받는 느낌이 들도록 했어요.
Q. 회사 밖에서 돈을 벌려는 직장인이 가장 힘들어하는 부분이 두 가지 있는데요. 막막하다는 것과 시간이 없다는 겁니다. 먼저 뭐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직장인들에게 어떤 말씀을 해주시겠어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블로그 하나 만든다고, 인스타 하나 만든다고, 책을 한 권 출간한다고 해서 인생이 달라지지 않는다고 말해요. 그런데 저는 그 반대로 생각하거든요. 제대로 만든 블로그, 제대로 만든 인스타, 제대로 만든 책으로 인생을 바꿀 수 있어요. 제가 베이스캠프라고 표현하는데 이 중 가장 기본이 되는 건 블로그예요. 드라마 대본도, 광고 콘티도, 유튜브 영상도, 웹툰도, 모두 텍스트에서 출발하잖아요. 명확한 메시지를 담아 쓴 글이 있다면 다른 콘텐츠들은 자연스럽게 따라올 수밖에 없어요.
Q. 다음으로 시간을 확보하기 어려워하는 직장인들에게 조언해 주신다면요?
‘나와의 선약’을 해보시는 건 어떨까요? 예를 들어 부장님이 오늘 퇴근하고 소주 한잔하자고 해요. 그러면 보통 사람들은 알았다고 하거나 눈치 보며 머뭇거리다가 그냥 따라가게 돼요. 하지만 예를 들어 내가 매주 화요일 목요일 저녁 8시부터 10시까지는 어떤 강의를 듣겠다고 나와의 선약을 잡았어요. 그러면 바로 ‘그날은 제가 하는 것들이 있어서 어렵습니다’라는 거절의 멘트가 나오는 거죠.
Q. 『업의 그릇』에서 많은 부분을 할애해 독서와 기록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하고 계세요.
제가 대학원 때 최재천 교수님의 특강을 들었는데 그때 교수님이 하신 말씀이 아직도 기억에 남아요. “이 세상 모든 일의 끝에는 글쓰기가 있다”라는 말인데요. 방금 모든 콘텐츠가 텍스트에서 출발한다고 말씀드렸으니 모든 일은 글쓰기에서 시작해서 글쓰기에서 끝난다고 할 수 있겠네요. 글을 잘 쓰기 위해서는 당연히 책을 많이 읽어야 해요. 하지만 이보다 더 중요한 게 있어요. 바로 내 인생에 적용하는 거예요. 그러기 위해선 명확한 목적을 가지고 읽어야 해요. 독서는 목적지가 있는 레이스와 같아요. 독서의 출발점을 정하고 결승점까지 안전하고 빠르게 도달할 수 있도록 가이드해주는 것이 바로 기록이에요.
Q. 마지막으로 N잡에 도전하려는 직장인과 N잡을 하고 있는 직장인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대부분의 사람이 하루하루의 목표는 잘 세우지만 1년 동안의 계획까지 생각하지 않아요. 2~3년 계획은 물론이고요. 요즘 트렌드가 워낙 빨라 3년까지는 조금 힘들겠지만 2년의 계획을 한번 세워봤으면 좋겠어요. 내가 2년 후에 직장을 다니며 출간을 해보겠다고 생각을 해보는 거예요. 그러면 24개월이라는 시간이 남아 있을 거고 24개월을 어떻게 하면 16개월까지 단축을 시킬 수 있을까라는 관점으로 다가가면 모든 순간이 소중해지고 시간을 허투루 쓰지 않게 돼요. 단기적인 계획보다는 장기적인 계획을 세우고 쌓아나간다면 누구나 N잡을 할 수 있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독서신문 한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