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고객님.”
전혀 모르는 사람이지만,
자주 듣게 되는 목소리의 주인공이 있습니다.
바로 콜센터 상담원인데요.
생각해 보면, 콜센터는 모든 분야에 걸쳐져 있어서
본의 아니게 자주 만나고 있는 셈입니다.
‘콜센터 상담원’을 말하면 떠오르는 ‘감정노동’.
극심한 스트레스와 열악한 환경에 대한 지적은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라…’하는 안내를 듣고 있으면
고객의 갑질과 언어폭력을 막는 것만이
유일한 해결책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러나 오랫동안 콜센터 현장을 연구한
책 『사람입니다, 고객님』의 저자,
김관욱 가정의학과 전문의의 말을 들어보면
이는 콜센터 산업의 구조적 문제에 가깝습니다.
콜센터 상담원들은 스스로를
‘불판 위 마른오징어’라고 표현한다고 합니다.
다양한 측면에서 불에 타는 듯한 압박을 받고 있기 때문이지요.
그 모든 것을 ‘감정노동’의 테두리 안에만 넣기엔
부족하다고 말하는 저자는 이것을 ‘정동 노동’이라고 합니다.
부당한 상황을 받아들이고 체념하는 노동이라는 겁니다.
하지만, 이들이 체념만 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회사 측과 소통을 시도한다거나,
생활운동 모임을 운영하며 신체와 정신을 돌보고
업무를 대하는 태도를 개선하는 사례도 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고객님.”
전화기 너머 상담원은 항상 안부를 묻습니다.
스스로의 안녕을 챙기기 힘든 여건이지만
굴하지 않고 희망을 만들어 나가는
콜센터 상담원들의 모습을 알게 됐다면
이제는 전화기 너머에 있는 ‘사람’의 안부를
조금 더 깊이 생각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자료 출처 : 『사람입니다, 고객님』
(김관욱 지음 | 창비 펴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