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을 바다와 배에서 보낸 아버지가 알츠하이머 진단을 받으면서 소설은 시작한다. 투박하고 용감한 선장이었던 아버지를 아들인 규보는 알아가기도 전에 그는 안개처럼 사라진다. 아버지가 남긴 알 수 없는 글들을 보고 그동안 마주할 수 없었던 아버지 인생을 만나게 되는데... 『라스팔마스는 없다』는 아버지의 행방을 찾으면서 그전에 미처 몰랐던 아버지란 존재에 대해 하나씩 알아간다. 우리는 모두 누군가의 자식이고, 부모의 인생을 알 수 없는(부모보다 늦게 태어나니까) 위치에서 태어나기 때문에 이런 이야기에 더 빠져들 수밖에 없다. 규보에게 공감의 유대를 이룰 수밖에 없는 건 어쩌면 너무나도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 라스팔마스는 없다
오성은 지음 | 은행나무 펴냄 | 240쪽 | 16,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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