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사랑을 반대합니다
네 사랑을 반대합니다
  • 한주희 기자
  • 승인 2023.11.05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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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아나야 아동 청소년 문학상, 미국 네 마리 고양이 재단상 등 여러 국제 문학상을 받은 알프레도 고메즈 세르다의 소설 『내 사랑을 반대합니다』는 청소년기의 ‘해로운 교제’를 다룬다.

십 대 소녀 마리나는 여름방학 직전부터 같은 반 에우헤니오와 사귄다. 마리나는 에우헤니오가 자신의 모든 친구를 싫어하자 당황한다. 에우헤니오는 자신이 그녀의 유일한 사회적 통로이길 바란다. 그는 계속 마리나를 조종하려 든다.

“난 네 친구들이 마음에 안 들어. 네가 옷 입지 않고 찍은 사진 한 장이 보고 싶어.”

마리나는 자신의 사랑이 찬란할 거라고 기대했었다. 하지만 에우헤니오를 사귀는 동안 마리나는 어두운 미로에 갇힌 기분이 된다. 며칠은 괜찮고 며칠은 나쁜 남자 친구들 둔 마리나는 악몽에 시달린다.

“에우헤니오는 왜 내 모든 비밀번호를 알면서 자기 것은 안 알려 주지? 내 친구한테 나 대신 답 문자를 하고, 왜 내 곁에 아무도 없기를 바라지? 내 메시지를 읽고도 왜 답하지 않지? 특히 제일 답답한 건 이러고도 왜 늘 내가 사과하지?”

작품에 등장하는 마리나, 에우헤니오 두 사람은 본인들은 인식하지 못하지만, 자신들이 익히 아는 패턴으로 사랑한다. 자신들의 부모를 따라 하는 것이다. 또한 상대방에게 부모의 태도를 기대한다.

마리나는 자신의 부모가 그러하듯 에우헤니오와 소통하길 원하고 친구들과 함께 따뜻한 분위기 속에서 즐겁게 지내기를 원한다. 반면 에우헤니오는 친구를 무익하다고 여기고 마리나가 자신만 바라보고 자신의 명령에 군말 없이 따르기를 바란다. 자신의 어머니가 아버지의 명령에 그러하듯.

이 책의 저자는 안 좋은 패턴으로 짜인 가족을 둔 사람, 즉 인생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부모 밑에서 자란 사람은 사랑할 때 물레에서 기존에 천을 걷어낸 뒤 새로운 옷감을 다시 짜듯 한올 한올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해로운 교제는 있다. 나에게 독이 되는 사람을 만날 수 있다. 그 관계에 오랫동안 잠식된다면, 사회에 첫발을 내딛기도 전에 내는 교통사고처럼 인생 전반에 큰 영향을 끼치는 불행이 될 것이다.

[독서신문 한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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