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으로 인생을 바꿀 수 있을까? 책만 읽으면 삶의 문제가 해결될까? 1만 권을 읽으면 인생이 바뀔 거라는 기대를 품고 미친듯이 책에 빠져든 남자가 있었다. 생업까지 그만두고 매일 15시간 이상씩, 잠자고 씻는 시간 외에 모든 시간을 독서에 쏟아부었다. 1년 반 동안 200권 가까이 읽었으나 ‘인생 책’을 설명해달라는 선배의 부탁에 말 한마디 제대로 하지 못했다. 그때 깨달았다. 인생을 바꾸는 건 독서가 아니라 ‘지혜로운 방법으로 하는 독서’라는 것을.
“어렸을 때부터 ‘방법’을 알아보는 걸 좋아했어요. 노래 잘하는 사람이 있으면 노래 잘하는 방법을 물어봤고, 운동을 잘하는 사람이 있으면 운동 잘하는 방법을 물어봤고요. 당사자가 대답을 못하더라도 그 사람의 숨겨진 비밀이 무엇일까 몰래 훔쳐 보곤 했어요.”
그 이후 ‘독서 방법’에 꽂혀 관련 서적들만 500권 이상을 읽고 200권 이상은 소장하며 독서법에 관한 지식을 모으고 또 모았다. 그렇게 7년 동안 집대성한 ‘자료화 독서법’을 『10억짜리 독서법』을 출간하며 세상에 내놓았다. 독서와 성장에 대해 이야기 하는 유튜브 채널 ‘손승욱의 성장지침서 (우기부기TV)’와 웹진 ‘우기부기 매거진’을 운영하고 있는 손승욱 작가의 이야기다.
손승욱 작가는 ‘자료화 독서법’은 우리 인생을 바꿀 수 있는 효과적인 독서법이라고 확신하지만 동시에 모든 상황에서 적용할 수 있는 방법론은 아니라고 강조한다. 이 세상 무엇도 완벽한 것은 없다며 유연함이야말로 이 세상을 살아가는 위대한 힘이라고도 말한다. 소중하기에 더 신중한 걸까. 삶의 성장을 위해 나아가는 이들에게 유용하고 강력한 무기를 쥐어주는 마음으로, 조심스럽지만 자신있게 ‘자료화 독서법’을 권했다.
Q. 생업을 그만두고 책만 읽으실 정도로 독서에 열정적이셨는데, 열정에 불을 지핀 계기가 있었나요?
중국어 가이드 일을 할 때 제가 부러워하던 가이드 선배님 한 분이 계셨습니다. 마이크만 잡으면 관광객들 앞에서 이야기를 멈출 줄 모르는 분이셨습니다. 그런데 단순히 그분이 언변이 좋고 지식이 많아서 부러웠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분의 소신 있는 발언들이 너무나 멋지게 느껴졌습니다. 어떤 역사적 사실에 대해 이야기할 때도 단순히 어떤 사건이 있었는지 지식만 전달하는 게 아니라 그 사건을 해석하는 본인만의 주관이 있었습니다. 요즘 나오는 뉴스에 대해 이야기하면서도 항상 자신의 뚜렷한 소신을 전달했습니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나는 어떻게 하면 저런 자기만의 주관과 철학을 가질 수 있을까 궁금함을 느꼈습니다.
그러다 독서를 시작하고서 알게 되었습니다. 책 속에는 수많은 사람들의 생각이 담겨 있고 그것을 통해 나만의 주관과 철학을 키워 나갈 수 있다는 것을요. 그것은 저에게 하나의 빛과도 같았습니다. 나만의 뚜렷한 소신과 철학을 가진 사람이 된다면 어떤 일을 하든 잘할 수 있을 것 같았고, 탁월한 삶을 살아가는 지름길이 아닐까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이런 생각을 하게 되니 제 직업적 커리어가 몇 년이 늦춰지든 상관 없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제가 지금 우선해야 할 것은 ‘정신적 커리어’를 먼저 키워야 한다는 생각이었습니다. 그렇게 독서를 향한 여정이 시작되었습니다.
Q. ‘자료화 독서법’이 기존의 독서법과 차별화되는 점은 무엇인가요?
가장 큰 차별점은 ‘독서의 구체적인 결과물이 남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몇 권을 읽었는지 권 수만 세는 독서, 읽을 때의 감정만 남기는 독서가 아니라 책 속의 핵심 내용을 자료로 남겨 언제든 찾아보고 활용할 수 있는 독서 방법입니다.
또한 어떤 분야든 상관 없이 적용이 가능합니다. 저 같은 경우는 자료화 독서법을 자기계발과 비즈니스 지식들에 적용했는데요. 운동, 음악, 경제 등 여러 주제의 자료를 모으는데도 활용하고 있습니다. 독자분들이 어떤 분야에 종사하시든 독서의 효과를 높여주는 최고의 방법론이라고 확신합니다.
Q. 독서 그중에서도 ‘자료화 독서법’을 활용한 독서가 작가님의 성장을 30년은 앞당겼다고 하셨습니다. 이 책이 ‘10억짜리 독서법’인 이유도 작가님의 인생을 통째로 바꿔버렸기에 10억 원 이상의 가치가 있어서라고 하셨는데요. 완전히 다른 존재가 되고 생각의 질이 달라졌다는 것을 체감한 순간이 있었나요?
어떤 특정 활동을 오래 하다 보면 보는 눈이 달라졌다는 느낌이 들 때가 있어요. 제가 축구를 좋아하는데요. 연습하는 시간이 어느 정도 축적되고 나니 초보 시절에는 보이지 않던 공간과 패턴, 기회들이 어느 순간부터 보이기 시작하더라고요. 그러니 완전히 다른 존재가 된 것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같은 사람이 같은 운동장을 뛰어다니는데 이전에는 보이지 않던 것들을 보게 되는 거예요. 이는 한 가지 활동에 오래 몰입해 보신 분들이라면 다들 공감하시지 않을까 생각이 들어요.
독서에서도 같은 원리가 통한다는 것을 자주 경험했어요. 심리학 관련 책을 오래 읽다 보니 이전에는 보이지 않던 사람들의 심리가 보이기 시작하고, 독서법 책을 오래 읽다 보니 예전에는 깨닫지 못하던 독서의 원리와 방법들이 한눈에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이런 효과를 얻을 수 있었던 이유가 두 가지 있었는데요. 한 가지는 ‘한 분야’에 진득하게 깊이 파고들었던 것이고, 다른 하나는 ‘자료화 독서법’을 활용해 독서를 했다는 것이었어요.
축구, 야구, 농구, 배구 다양한 종목들을 바꿔가면서 연습하게 되면 축구 실력 하나를 집중해서 높이는 데 오히려 방해가 될 거예요. 독서도 아무 분야의 책이나 마구 읽는 방법보다는 실력을 기르고자 하는 특정 분야에 깊이 몰입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축구 연습을 하더라도 운동장에서 공을 아무렇게나 뻥뻥 찬다고 실력이 느는 게 아니잖아요? 독서도 그렇더라고요. 그저 한 권, 한 권 읽고 넘어가는 독서가 아니라 책과 깊이 친해질 수 있는 체계적인 방법이 필요합니다. 저에게는 자료화 독서법이 바로 그런 방법이었고요. 자료화 독서법을 통해서 ‘학습법, 독서법’에 대한 자료를 모으고 체계화하다 보니 학습자로서 지식을 습득하기에 급급했던 제 정신이 어느 순간부터 생산자로서 지식을 연결하고 창조하는 정신으로 새롭게 태어났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Q. 유튜브를 통해 먼저 ‘자료화 독서법’을 소개해주셨는데, 자료화 독서법으로 효과를 봤다는 구독자의 후기가 있었나요?
가장 많이 들은 후기는 책 읽기가 너무나 즐거워졌다는 것이었습니다. 단순히 그냥 읽기만 할 때는 성취감이 적었는데 자료를 만들고 체계화하는 재미를 알고 나니 독서가 게임처럼 즐거워졌다는 말씀들을 많이 하셨습니다. 당연한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책 한 권을 읽고 얻은 한 번의 성취감보다 책 한 권 속에서 수십 가지 자료들을 만들며 수십 번의 성취감을 얻는 것이 더욱 즐거운 일일 것입니다.
또한 독서할 때뿐만 아니라 회사 일 처리를 하는 데도 큰 도움을 받았다는 후기를 받기도 했습니다. 다른 독자님들께도 꼭 강조해드리고 싶은 점이 이 점입니다. 제가 독서법의 차원에서 설명해드리긴 했지만 꼭 독서 할 때만이 아니라 삶의 다양한 영역에서 ‘자료화 개념’을 활용해 보시길 바랍니다. 강의를 자료화할 수도 있고, 영화 본 것을, 친구와 대화한 것을 가지고 자료화를 진행할 수도 있습니다. 삶의 모든 순간들이 지식 체계로 전환되는 경험을 하실 수 있게 되실 것입니다.
Q. ‘자료화 독서법’에서 발췌에 그치지 않고 자신만의 언어로 기록을 남기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셨습니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자신만의 언어로 기록하지 않으면 독서를 통해 보낸 시간이 무용지물이 될 수도 있다고까지 생각하는 게 저의 독서 철학입니다.
독서는 삶의 변화를 위해 읽는 것이라고 생각해 왔습니다. (물론 재미를 위해 읽으시는 분들도 있고 그것도 정말 좋은 독서의 이유이지만 여기에선 예외로 두겠습니다.) 그런데 책이 삶의 변화로 이어지려면 반드시 명심해야 할 점이 있습니다. 책을 읽고 순간적인 깨달음과 성취감을 느낀다고 삶에 변화가 찾아오는 것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무언가 깨달은 바가 있다면 자신만의 언어로 노트에 기록해 둔 다음, 혹은 노트에 적진 않더라도 꼭 자신만의 언어로 정신 속에 기억해 둔 다음, 삶에 적용을 해봐야만 합니다. 이렇게 적용 단계까지 와야만 독서를 통해 얻은 깨달음이 삶의 변화로 이어지게 됩니다. 그게 바로 진정한 독서의 결실이겠죠.
그렇기 때문에 삶의 변화를 만들어가는 탁월한 독서가들은 ‘메모’라는 행위를 통해서 독서의 깨달음을 ‘나만의 언어’로 전환합니다. 혹은 ‘사색’을 통해서 깨달음을 ‘나만의 언어’로 전환합니다. 전자는 ‘글’이 남는 것이고 후자는 정신 속의 ‘생각’이 남게 되겠죠. 그런데 이런 ‘자신의 언어’로의 변환 과정을 거치지 못한 깨달음들은 어떻게 될까요? 책을 읽는 순간 느꼈던 ‘지적 희열’이라는 감정적 흔적만 남기고 바람처럼 사라져버립니다. 예전에 분명 읽었던 책이었고, 읽으면서 매우 즐겁게 읽었는데 그 내용이 무엇인지는 기억이 나지 않는 현상을 다들 겪어 보셨을 것입니다. 읽을 때의 감정은 남았지만 그 속에 담긴 내용은 남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우린 ‘메모’ 혹은 ‘사색’을 통해 책 속의 지식과 지혜를 나만의 언어로 전환하는 과정을 반복, 또 반복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메모와 사색의 차이에 대한 궁금함이 생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 책에서는 ‘사색’의 중요성을 알리기보단 ‘메모’의 중요성을 더 많이 강조했습니다. 그 이유는 바쁜 현대인들에게 사색의 기술보다 메모의 기술이 훨씬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이기 때문이었습니다. 또 메모를 통해 나만의 언어를 생성하는 방법을 알게 되면 나중에는 사색을 통해서도 나만의 언어를 생성하는 방법을 알게 됩니다. 그렇기에 당장 사색의 기술을 익히려는 시도보다는 먼저 노트 기록을 통해 나만의 언어로 전환하는 습관부터 만들어 보시길 추천 드립니다.
Q. ‘자료화 독서법’이 독서의 순수한 재미를 느끼는 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시나요? 아니면 방해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이건 독서가의 읽기 취향에 따라 달라질 거라 생각이 들어요. 독서를 통해 지식을 수집하고 자료화하는 것에서 흥미를 느끼시는 분들은 자료화 자체가 엄청난 재미를 선사할 거라 생각이 들어요. 저 같은 경우 그냥 읽는 것보다 자료를 발췌하고 제 생각을 기록하는 것에서 독서의 재미를 느끼거든요. 제가 자료화 독서법이라는 개념을 정립하게 된 계기도 이런 저의 취향이 자료화 독서법과 잘 맞아서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책 속의 이야기에 깊이 몰입하는 것을 좋아하시는 분들에게는 아마도 자료화 독서법이 오히려 순수한 재미를 방해할 수 있다고 생각이 들어요. 이럴 때는 위의 질문에서 답변을 드렸던 것처럼, 자신의 목적에 따라서 독서법을 취사선택해 보시면 좋겠어요. 자료화가 목적이라면 재미를 조금 포기하고 자료화 독서법을 진행할 수 있고, 순수한 재미 얻는 게 목적이라면 자료화에 대한 생각은 내려놓고 책에만 푹 빠져 보는 것이죠.
Q. 이 책에서 소개하는 ‘자료화 독서법’은 기존에 알려진 독서법을 뒤엎는 주장을 합니다. ‘책을 훑으며 결말을 미리 봐라’, ‘책 전체를 이해하기 위한 정독이 아니라 자료화를 위한 정독을 해라’라고 말하는데요. 그래서 섣불리 따라 하지 못하는 분들도 계실 것 같아요. 그런 분들께 어떤 말을 해주시겠어요?
저는 자료화 독서법이 우리 인생을 바꿀 수 있는 너무나 효과적인 독서법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 방법론이 모든 상황에서 언제나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는 점도 꼭 말씀드리고 싶어요. 또한 기존의 독서법이 틀렸으니 그것을 버리라고 말씀드리고 싶은 게 아니란 점도 꼭 기억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그러므로 기존의 독서법을 그대로 둔 채로 자료화 독서법이라는 하나의 기술을 추가한다고 생각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면 때에 따라서 자신의 목적에 맞게 독서법을 자유자재로 활용하실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가령, 소설처럼 이야기로 이루어진 책은 자료화 독서에서 제시하는 ‘훑기’와 ‘결론 보기’를 하면 안 되는 장르일 거예요. 만약 그렇게 읽게 되면 오히려 작가가 설계한 스토리 구조에 충분히 몰입하지 못하게 되고 ‘경험하기’라는 소설의 목적을 상실하게 됩니다. 이때는 기존의 독서법을 통해 읽는 게 소설이 주는 간접적 경험의 가치를 충분히 누릴 수 있게 될 거라 생각합니다.
또 비문학이라고 할지라도 어떤 책은 속독으로 읽는 게 도움이 될 수도 있고, 어떤 책은 느리게 읽는 게 도움이 될 수도 있습니다. ‘자료화를 위한 정독’이 도움이 될 수도 있지만 ‘기존의 일반적인 정독’이 좋을 때도 분명 있을 거예요. 저는 ‘유연함’이야말로 이 세상을 살아가는 위대한 힘 중 하나라고 확신하는데요. 자료화 독서법만이 옳은 방법이라고 생각하기보단, 삶의 성장을 위해 나아가는 데 유용하고 강력한 무기 하나를 얻었다 생각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저는 자료화 독서법을 섣불리(?) 따라해 주셨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만약 자료화 독서법을 선택하는 것이 기존의 독서법을 반드시 버려야 하는 것이라면 섣불리 따라하는 게 독이 될 수 있지만, 기존의 것을 버린다는 개념이 아니라 새로운 기술 한 가지를 추가로 얻는다고 생각해 주신다면 얼마든지 쉽게 도전해보고 취사 선택하실 수 있을 거라 생각이 들어요. 그러므로 꼭 섣불리(!) 따라해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Q. 『데미안』, 『노인과 바다』 같은 고전 소설을 읽을 바에 차라리 그 시간에 주식 책 한 권을 읽는 것이 낫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책이 성공, 부를 위한 수단으로 여겨지는 시대에서 인문고전은 경제·실용 서적에 비해 찬밥 신세를 면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왜 인문고전을 읽어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고전 소설보다 주식 책 한 권이 낫다고 말하는 사람의 이유는 두 가지가 있다고 생각이 들어요. 첫번째는 그 사람이 살고 있는 세계에서는 ‘주식으로 돈을 더 많이 버는 것’이 가장 시급하고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일 것이고요. 두번째는 고전 소설이 주는 가치에 대해 무지하기 때문일 거예요.
세월은 가치들의 거름망이라고 생각해요. 인간에게 공통적으로 중요하고 무거운 가치들은 세월이 지나도 계속해서 거름망에 걸려 살아남게 될 거예요. 인문, 고전 소설을 읽어야 하는 이유는 그 세월이라는 거름망을 지나서도 꿋꿋이 살아남은 것들이고, 또 세월이 지나서도 여전히 우리 인간에게 중요한 가치들을 제공해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가령, 저는 『데미안』을 읽으면서 ‘나다운 삶’이 무엇인가 질문을 던질 수 있었어요. 외부로부터 주어지는 옳고 그름, 선과 악에 대한 관념들을 무작정 수용하기보다 내 안에서 솟아 나오는 가치를 더 중요하게 여기는 법을 알게 되었습니다. 또 『노인과 바다』를 읽으면서 내 안의 정신이 패배하지 않는다면 노력의 결과가 아무리 형편 없더라도 그 어떤 것도 패배가 아니란 것을 깨달을 수 있게 되었어요. 『논어』를 읽으면서는 ‘배움을 좋아하고 즐기는 것’이야말로 성취의 가장 강력한 동력이란 것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인문고전은 노력과 끈기, 사랑과 배려, 질문과 탐구, 용기와 결단, 배움과 성장 등 세상이 아무리 바뀌어도 여전히 중요한 가치들을 전달해 주고 있어요. 주식 책처럼 당장의 이득을 얻게 하지는 않지만 인간에게 필요한 근본적인 부분들을 성장시켜줄 수 있는 책인 것이죠. 그래서 독서를 통해 인생을 정말 품격 있게 살고 싶고, 깊이 있는 인간이 되고 싶다면 인문고전을 열심히 읽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 1년을 계획하고 시작한 독서 여정이 7년으로 길어졌습니다. 아무리 책이 좋은 친구가 되어줬다고 해도, 사회 생활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상당히 외로우셨을 것 같아요. 책을 통해 세상과 연결될 수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집에서 혼자 책만 보다 보면 사회성이 떨어질까 우려하시는 분들이 있는데요. 정말로 그렇더라고요. 처음 약 1년 동안은 한 동안 사회 생활도 안 하고, 축구와 같은 취미 활동도 뒤로 하고 책만 읽었습니다. 그 시간 동안 지식도 많이 얻고 정신적으로도 많이 성숙할 수 있었는데요. 얻은 게 많았지만 그만큼 잃는 것도 있었습니다. 갑자기 세상 밖으로 나와보니 사람들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잘 모르겠더라고요. 저의 사회성이 완전히 제거되어 버린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20대 시절 제가 어떻게 사람들을 대했는지도 기억이 나지 않았어요. 그걸 다시 회복하는 데 꽤나 시간이 걸렸습니다. 다시 축구 모임에 나가고 친구를 만나고 연애를 하고 사회 생활을 하면서 서서히 회복이 되었어요.
저는 그래서 ‘책은 우리를 성장시켜줄 뿐’ 실제 세상 자체는 아니란 것을 꼭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심리학서, 인간관계 도서를 1년 동안 열심히 읽고 세상 밖으로 나온다고 사람들과의 관계가 좋아지는 것은 아닙니다. 실제 사람들과 관계를 하면서 동시에 책 속에서 얻은 지식을 적용해 보아야 하는 것이죠. 몇 년간 비즈니스 서적만 읽는다고 갑자기 사업을 잘하게 되는 것이 아니라, 실제 현장 경험을 하면서 책의 지식을 적용하는 게 중요할 거라 생각이 들어요.
그러므로 책을 통해 세상과 연결될 방법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세상과 연결되는 것은 ‘나의 행동’ 뿐입니다. 책을 통해 세상과 연결되는 게 아니라 ‘행동’을 통해 책을 세상과 연결시켜야 하는 것이죠. 책 속의 죽은 지식이 팔딱팔딱 뛰는 살아 있는 지식으로 변화되는 것은 지식이 내 삶의 실천으로 우러나올 때임을 강조해보고 싶습니다.
Q. 유튜브 채널과 웹진을 운영하고 계세요. 이번에 『10억짜리 독서법』도 출간하셨고요. 이러한 콘텐츠를 통해 구독자에게 어떤 가치를 전해주고 싶으신가요?
제 콘텐츠들을 통해 전달드리고 싶은 첫 번째 가치는 ‘성장에 대한 희망’입니다. 치열한 경쟁 사회에 있다 보니 우리는 성취감을 느낄 기회보다는 좌절감을 느끼는 경우가 더 많은 것 같습니다. 좌절감이 반복되다 보면 서서히 성장할 수 있다는 희망마저 느끼지 못하는 상태에 이르게 되고요. 성장에 대한 희망이 있어서 기꺼이 노력하기보다 어쩔 수 없이 등 떠밀려 노력을 강요당하는 게 현대인의 모습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과거 저 또한 아무것도 이룬 것 없는 저의 모습을 남들과 비교하면서 우울해할 때가 있었습니다. 성장에 대한 희망이 없는 상태가 얼마나 비참한 것인지 잘 알기에 성장에 대한 희망이 없는 사람들에게 도움되는 콘텐츠를 만들고 싶습니다.
두 번째 가치는 ‘독서의 가치’입니다. 독서는 정신의 식사이자 운동이라고 생각합니다. 식사가 우리 육체에 영양분을 공급하고, 운동이 근육을 단련해 주는 것처럼, 독서는 우리 정신에 영양을 공급하고 사고 근육을 단련해 줍니다. 그렇게 단련된 정신의 근육을 통해 우리는 더 나은 미래를 기획하고 내 행동을 수정하며 삶의 변화를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이 두 가지 가치를 합치면 제가 콘텐츠를 만드는 구체적인 이유가 됩니다. 저는 ‘독서라는 활동이 가진 가치를 알림으로써 성장에 대한 희망’을 독자분들께 전달해 드리고 싶습니다.
Q. 작가님의 최종 꿈은 무엇인가요?
지금 제게는 이루고 싶은 특정한 단계의 꿈이 존재하진 않습니다. 예전에는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어야겠다든가, 100만 유튜버가 되어야겠다든가 하는 꿈들이 있었는데요. 나아갈 방향을 알게 해주는 목표로서는 괜찮지만 꿈으로서 가지는 것은 부질없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중요한 것은 어떤 활동을 하면서 살아갈 것인가라고 생각합니다.
책은 저의 인생을 통째로 바꿔 주었습니다. 저는 이렇게 받은 책의 도움을 많은 분들께 다시 전달해 드리는 것이 저의 사명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영상과 글을 통해 독서의 가치를 알리고 독서하는 방법, 성장하는 방법을 계속해서 공유하고 싶습니다. 그래서 성장에 대한 희망을 얻고, 삶의 변화를 만들어가는 분들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독서신문 한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