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생러’보다 치열하게 산 ‘욜로족’이 있었다
‘갓생러’보다 치열하게 산 ‘욜로족’이 있었다
  • 한주희 기자
  • 승인 2023.07.2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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욜로(YOLO)는 ‘You Only Live Once’의 앞 글자를 딴 단어로 한 번뿐인 인생을 즐기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현재의 행복을 최우선으로 여기고 과감하게 소비하자는 이 라이프 스타일은 젊은 층 사이에서 급속히 퍼졌다. 구인구직 사이트 잡코리아와 알바몬이 2017년 2030 성인남녀 73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이 중 70.7%가 욜로족을 긍정적으로 생각했으며 44%가 스스로를 욜로족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후 언론에서 ‘욜로족 때리기’가 시작됐다. 불확실한 미래를 대비해야 할 돈으로 여행을 다니는 등 분수에 맞지 않는 소비를 하는 청년들을 향해 회초리를 들었다. 결국 ‘욜로족’은 지고 ‘갓생러’가 떠올랐다. ‘갓생’이란 신을 뜻하는 갓(God)과 인생을 합친 신조어로 계획적이고 생산적으로 사는 삶을 뜻한다. ‘욜로족’하면 흥청망청 돈을 쓰는 무책임한 사람, ‘갓생러’ 하면 성실하고 부지런히 일하는 사람이 떠오른다. 하지만 ‘갓생러’보다 치열하게 산 ‘욜로족’이 있었다. 이 욜로족의 이야기는 세상을 감동시켰다.

『스물아홉 생일, 1년 후 죽기로 결심했다』는 1046:1의 경쟁을 뚫고 ‘제1회 일본감동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 작품은 끊임없는 입소문으로 꾸준한 사랑을 받으며 일본뿐만 아니라 한국에서도 전설의 스테디셀러로 자리매김했다. 지난해 국내 출간 10주년을 맞아 반짝 에디션으로 재출간되기도 했다. 파견사원, 실연, 아버지의 병, 못생기고 뚱뚱한 외톨이… 너무나도 절망적인 상황에서 주인공 아마리는 스물아홉 생일, ‘1년 후, 라스베이거스에서 인생을 건 도박을 한 후 서른이 되는 날 죽는다’라고 결심한다.

“어차피 죽을 거라면 좋다, 단 한 번이라도 저 꿈같은 세상에서 손톱만큼의 미련도 남김없이 남은 생을 호화롭게 살아 보고 싶다. 단 하루라도!”

『스물아홉 생일, 1년 후 죽기로 결심했다』 반짝 에디션

아마리는 낮에는 파견사원, 밤에는 호스티스, 주말에는 누드모델이 되어 죽기 살기로 돈을 번다. 그 이유가 오직 라스베이거스에서의 한탕을 위해서라니. 당신이 갓생러라면 차라리 그 돈으로 내 집 마련과 노후 자금을 위해 저금을 하는 편이 낫겠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아마리는 자신이 잘하는 일을 찾고 친구를 만드는 등 예전엔 미처 몰랐던 것들을 발견하며 빛나는 생의 이면을 마주한다.

이렇게 아마리가 새로운 인생을 살 수 있었던 이유는 라스베이거스라는 ‘진짜 목표’가 있었기 때문이다. 스스로 목숨을 끊기로 결심한 그날, TV에서 우연히 라스베이거스를 보지 못했더라면 아마리는 더 이상 살아갈 이유를 찾지 못했을 것이다. 아마리에겐 그것이 라스베이거스였던 것처럼, 누군가에겐 제주 한달살이나 유럽 여행일 수도 혹은 취업이나 결혼일 수도 있다. 그것이 욜로족의 것처럼 보이든 갓생러의 것처럼 보이든 중요한 것은 진짜 내 마음에서 우러나와 원하는 것인지, 사회에서 주입된 욕망인지 판단하는 것이다. 그럴듯해 보이지만 내가 진정으로 원하지 않는 목표가 아니라 허무맹랑해 보일지라도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목표여야 한다.

주인공 이름 아마리는 ‘여분’이라는 뜻이다. 스스로 ‘앞으로 1년’이라는 여명을 부여한 아마리는 ‘기꺼이 죽겠다’라는 각오가 없었으면 지난 1년 중 단 하루도 온전히 살아 내지 못했을 것이라고 회상한다. 누구나 자신에게 남은 시간이 얼마 없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여생을 어떻게 즐길지 진지하게 고민할 것이다. 그러므로 인생을 즐기겠다고 결심한 사람은 아무 생각이 없이 인생을 낭비하는 사람이 아니다. 오히려 자신에게 주어진 단 한 번뿐인 인생을 최선을 다해 사는 사람이다. 아마리가 그랬듯, 오늘도 어떤 욜로족은 그 어떤 갓생러보다 치열하고 착실하게 살아가고 있을지도 모른다.

[독서신문 한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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