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한국사 분야 인터넷강의의 일타강사이자 유튜브 채널 ‘꽃보다 전한길’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한길쌤’이 서점가에 떴다. 그런데 이번엔 수험용 교재가 아닌 에세이다.
최근 계속되는 출판계 불황 속에서도 자기계발서가 상반기 전년 대비 33.6%의 판매 성장률을 보이며 약진하고 있는 가운데, 전한길 강사가 자신만의 50가지 행복론을 담은 책 『네 인생 우습지 않다』를 출간했다. 한때 빚더미에 앉은 신용 불량자가 돼 생을 포기하기 직전까지 다다랐지만 재기하게 된 경험담, 그 과정에서 얻은 성공과 행복에 대한 통찰을 담았다. 재수생 신분이었던 1989년부터 썼던 수십 권의 일기장에서 발췌한 실제 일기 내용도 수록했다.
그는 강의 도중 학생들에게 누구보다 현실적인 쓴소리를 하는 강사로도 유명하다. 유튜브 등에는 “이대로 놔두면 죽는다고! 반드시 떨어질 것이라고!”와 같이 수험생의 아픈 부분을 찌르는 말만 모아 놓은 ‘전한길 쓴소리’ 모음집도 있다. 그러다 보니 일부 사람들은 ‘전한길 강의는 사담이 많다’거나 ‘강의 시간이 너무 길다’며 불평하기도 하지만, 이에 대한 ‘한길쌤’의 신념은 확고하다. “10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지엽말단적인 내용을 강의하느라 시간을 쓰는 것보다 현실적인 쓴소리가 오히려 수험생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 믿는다”는 것이다.
학생들의 목적의식을 최대한 고취하기 위해 쉽지 않은 쓴소리를 하게 된 배경은 결코 순탄치 않았던 자신의 인생사다.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서울 명문대 학벌이나 잘생긴 외모도 없이 ‘개천에서 용 나듯’ 20대에 이미 스타 강사로 이름을 날렸지만, 이후 학원과 출판 사업 실패로 빚을 25억이나 지게 됐다. 파산 조건에는 해당했으나 친척들에게까지 돈을 빌린 상태라 혹시나 피해가 갈까 우려해 악착같이 일해서 10년 만에 모든 빚을 갚았다. 지금, 그는 이름처럼 천직 ‘한길’에만 매달려 연간 매출 100억 이상을 내는 성공한 강사가 됐다.
사람들에게 다 퍼주고 싶어 하는 성격이 강사로서 그를 성공하게 했다. 하지만 그런 성격은 사업체를 경영하는 자리와는 전혀 맞지 않았다. 전한길은 “학원 사업, 출판 사업 할 때 정말 정직하게 경영했다. 망해도 멋지게 경영하다가 망하고 싶었다. 그런데 실제로 망했더니 그 정직한 경영을 아무도 알아주지 않았다”라며 그때 ‘경쟁은 이기고 봐야 된다’는 씁쓸한 인생의 교훈을 얻었다고 한다.
대신, 성공한 뒤에는 반드시 행복해야 한다. 행복하지 않으면 성공도 의미가 없다는 것이 그의 신념이다. 그는 요즘 세상에 돈은 필수적이지만, “돈이라는 것은 내가 필요한 걸 얻게 해 주는 수단이지, 그 자체가 목적은 아니다”라며 시험 합격이나 좋은 직장도 마찬가지라고 강조한다. 누구나 알아주는 성공을 거뒀다 해도 그 속에서 행복을 찾는 건 본인의 몫이며,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자족하고 감사하는 마음이 필요하다고 말이다.
그에게는 종종 “선생님은 꿈이 뭡니까”라고 물어 오는 이들이 있다. 답변은 항상 똑같다. “한길쌤은 한길쌤이 좋아하고 잘 할 수 있는 강사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으로서 강의 하나로 이 자리까지 왔고, 지금 정상의 자리에 섰고, 그래서 이렇게 여러분과 시간을 함께할 수 있습니다. 나의 수업을 듣고 한국사 고득점 맞고, 합격해서 많은 젊은이들의 꿈을 이루게 해주는 이 직업보다 더 보람되고 더 행복한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내 힘과 기력이 닿을 때까지 더 많은 분들께 성공과 행복의 선한 영향력을 전하며 지금의 이 길을 한길로 계속 갈 것입니다.”
[독서신문 김혜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