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구 문명의 역사를 말할 때 흔히 중세 천 년은 ‘암흑기’라는 말로 쉽게 지워지고, 유럽 밖의 세계는 존재하지도 않았던 것처럼 배제되곤 한다. 하지만 정말로 그럴까? 영국의 지성사 연구자 바이얼릿 몰러는 중세 지식의 허브였던 일곱 도시를 축으로 고대의 지식이 중세에 어떤 경로를 밟아 근대에 도달했는지, 아랍 세계와 기독교 세계의 연결망이 문명을 어떻게 성장시켰는지 추적한다. 로마제국 멸망과 알렉산드리아 도서관 파괴 후 사라질 뻔했던 고대 책들은 중세 문명을 주도한 이슬람권에서 필사, 번역되며 일부가 살아남아 르네상스와 과학혁명의 동력이 되었다. 이 책은 중세 천 년 동안의 ‘책과 지식의 역사’이자 ‘과학과 문화의 지리학’이다.
■ 지식의 지도
바이얼릿 몰러 지음 | 김승진 옮김 | 마농지 펴냄 | 428쪽 | 2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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