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 사랑’만으로는 부족하다… ‘사육사’는 어떤 직업?
‘동물 사랑’만으로는 부족하다… ‘사육사’는 어떤 직업?
  • 김혜경 기자
  • 승인 2023.06.06 06:0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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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유튜브, 방송 등에 동물들과 함께하는 직업인 ‘사육사’가 친근하고 긍정적으로 조명되는 일이 늘며 사육사를 꿈꾸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미디어에서 자주 접할 수 있어 친근하지만, 사실 전국을 통틀어 수천 명밖에 되지 않는 희귀한 직업이다. 이 때문에 정보를 얻기가 쉽지 않고, 어렵게 취직을 하고 나서도 환상과는 다른 현실에 금방 포기하기도 한다.

책 『그럼에도 사육사』(이담북스) 저자는 방송에 보여지는 모습은 극히 일부일 뿐, “사육사라고 해서 항상 동물들과 알콩달콩 지낼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동물을 사랑하는 마음 그 이상으로 더 큰 사명감을 가지고 일을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예를 들어, 사육사가 되고 싶은 이유가 특정 동물을 너무 좋아해서 그 동물과 평생 함께하고 싶은 것이어서는 안 된다. 대부분 동물원에서는 순환보직 제도를 시행하기에 본인이 꺼리는 동물을 담당하게 될 수도 있다.

사육사의 주된 업무는 ‘동물을 돌보는 일’로 요약되는데, 말처럼 쉽지 않다. 동물에게 먹이와 물, 필요한 물품을 적절히 제공하는 일, 배설물이나 움직임, 울음소리 등을 관찰하며 이상이 있을 때는 수의사들을 도와 치료하는 일, 시설 점검과 보수 관리, 청결 유지까지 모두 사육사의 책임이다. 그 외에도 다양한 문서 작업을 하며, 수시로 새로운 정보들도 공부해야 한다.

생활 패턴도 평범한 직장인과는 다를 수밖에 없다. 휴무일은 근무처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동물원은 주말과 공휴일에 훨씬 많은 관람객이 방문하므로 주말 근무를 기본으로 한다. 출퇴근 시간이 일반적인 ‘9 to 6’과 다른 것은 물론, 생명을 돌보는 일이므로 위급 상황이나 출산과 같은 특수 상황이 오면 밤샘 근무를 해야 할 수도 있다.

사육사가 되기 위해서는 관련 학과를 나와야만 할까? 반드시 그렇지는 않지만, 전문적으로 동물을 관리해야 하므로 동물 관련 학과를 우대하는 경향이 있다. 다만, 회사마다 관련 학과로 인정하는 범위가 다르므로 입사 지원 전 반드시 이 부분을 확인해 봐야 한다.

신입사원의 경우 특별한 자격증보다도 일일 봉사활동, 인턴 등 실무를 체험해 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그런 기회가 많지는 않다. 저자는 수도권 소재 모든 동물원에 직접 연락하며 기회를 찾아 헤맸던 자신의 경험을 언급하며, “기회를 얻기 위해 이리저리 뛰어다니고, 가끔은 먼저 들이대는 당돌함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한편, 직업 자체의 전망과 시대적 변화에 따라 달라지는 의미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저자는 사육사의 전망에 대해 “취업문이 좁아 경쟁이 치열하지만 노력을 들여 성취할 만한 값어치가 있는 직업이다”라고 설명하면서도, “요즘 동물보호단체들의 개입이 잦아지면서 동물원들이 점점 위축되고 있는 분위기”라고 말한다.

사육사라고 하면 보통 동물원 사육사를 떠올리지만, 넓은 의미에서는 동물보호센터를 포함해 어떤 곳에서든 관리가 필요한 동물을 돌보는 사람을 뜻한다. 세계적으로 동물 복지에 대한 인식 수준이 높아지면서 동물원의 입지가 줄어드는 추세다. 우리나라에서도 특히 젊은 층을 중심으로 ‘동물원 존폐론’이 계속되고 있다. 당장 모든 동물원이 없어지거나 하지는 않겠지만, 동물원의 성격은 점차 변화해 갈 것이다. 사육사를 꿈꾼다면 꼭 한번 성찰해 봐야 할 문제다.

[독서신문 김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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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nlo 2023-06-07 11:55:28
사람들은 동물원이 비윤리적이라며 사라져야 한다고 하지만, 그곳에서 동물들을 사랑으로 보살피는 사육사들에 대해서는 별로 신경 쓰지 않는 것 같아요. 동물원은 물론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사육사들의 일터는 보장되었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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