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전쟁의 핵심은 오늘도 먹는 일
먹을 걸 만드는 일
밤늦도록 평화로운 공포 속
어둠 내리면 붉은 태양 같은 따뜻한 불이 켜지는 내 부엌.” (시 「전쟁과 평화가 있는 내 부엌」 中)
‘손에 닿는 모든 것이 시가 된다’는 평을 받아 온 신달자 시인의 시집 『전쟁과 평화가 있는 내 부엌』이 출간됐다. 스물에 등단한 이후 팔순에 펴낸 이번 시집은 나이 든 몸의 고통을 그려 낸다. 제목 ‘전쟁과 평화가 있는 부엌’은 원숙하고도 고통스러운 노년의 삶에 대한 비유다. 노년의 시인이 생을 반추하며 써낸 회상록이자 자기 몸을 마주하고 받아 쓴 솔직하고도 깊은 고백. 시인의 하루는 늙어 가는 몸에서 비롯되는 통증을 어르고 달래는 일로 채워진다.
■ 전쟁과 평화가 있는 내 부엌
신달자 지음 | 민음사 펴냄 | 180쪽 | 1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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