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인찬 시인의 시 「백 살이 되면」에 서수연 일러스트레이터가 그림을 입힌 시 그림책. 몹시 피로한 일상에서 무려 백 년에 달하는 따듯하고 긴 휴식을 마치기까지의 과정을 담았다. 연한 에메랄드빛으로 고요히 시작된 그림은 붉은 머리 소년을 중심으로 오렌지와 블루, 화이트 등 여러 빛깔을 다채롭게 조합하며 생생한 휴식의 풍경을 만들어 간다. 소년이 뒤척이던 침대의 나무색은 다음 장면에서 자연스레 흙바닥으로 변모하며 점점 더 유년에 가까운 자연의 이미지를 향한다. 유화와 오일파스텔, 색연필, 연필 등 습식과 건식 재료가 함께 사용돼 무겁다가도 가벼운, 부드러우면서도 까슬한 느낌의 그림이 꿈결 같은 시의 여백을 풍성하게 채워 준다.
■ 백 살이 되면
황인찬 지음 | 서수연 그림 | 사계절 펴냄 | 40쪽 | 17,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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