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가 뭐길래”… 직접 써 봤습니다
“‘챗GPT’가 뭐길래”… 직접 써 봤습니다
  • 김혜경 기자
  • 승인 2023.02.17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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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형 인공지능 ‘챗GPT’ [사진=오픈AI 홈페이지 캡처]

혁신적인 기술의 등장에 전 세계가 술렁이고 있다. 인터넷의 등장에 비견될 정도다. 지난해 말 미국 스타트업 오픈AI가 내놓은 고도화된 언어 능력을 가진 대화형 인공지능(AI) ‘챗GPT(ChatGPT)’가 그 주인공. 출시 2개월 만에 누적 이용자 1억명을 넘겼다. 2016년부터 오픈AI와 협력 관계를 이어 온 마이크로소프트는 100억달러 규모의 추가 투자를 발표했고, 구글은 뒤질세라 경쟁 모델인 ‘바드(Bard)’를 공개했다. 윤석열 대통령도 챗GPT에게 신년사를 작성하게 해 본 경험을 소개하며 “몇 자 고치면 그냥 나가도 될 정도로 훌륭했다”고 언급했다.

최근 몇 년간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딥러닝(Deep Learning) 방식으로 학습해 시나 소설을 쓰고, 그림을 그리는 등 인간 고유의 영역으로 여겨졌던 작업까지 수준급으로 해 내는 인공지능이 종종 화제가 됐다. 챗GPT는 언어를 기반으로 일상적인 대화, 정보 제공, 요약, 완성, 창작, 번역 등 광범위한 작업을 수행할 수 있어, ‘신기하다’는 수준을 넘어 모두의 일상에 획기적인 변화를 불러일으킬 도구로 평가받는다. 변화의 조짐은 이미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국내의 한 국제학교에서는 학생들이 챗GPT를 이용해 서술형 과제를 수행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 똑똑한 인공지능 비서의 진가는 백 마디 말보다 직접 써 보면 바로 느낄 수 있다. 포털 사이트에 ‘Chat GPT’를 검색하면 공식 홈페이지(ChatGPT: Optimizing Language Models for Dialogue – OpenAI)가 뜬다. 메일 주소 등 간단한 개인 정보를 입력해 가입하면 누구나 무료 버전을 이용할 수 있다. (단, 무료 버전의 경우 이용자가 몰리는 시간대에는 접근이 제한된다.) 기본 세팅은 영어로 되어 있지만 한국어를 포함해 세계 각국의 언어로 질문하면 해당 언어로 대답이 돌아온다. 다만 영어를 사용할 때 가장 문법적으로 정확한 답변을 받을 수 있다.

챗GPT에게 ‘일반적인 회사원의 하루를 코미디 유튜브 대본으로 써 달라’고 주문해 봤다. 단순히 말이 되는 문장을 생산하는 것을 넘어, 인간처럼 유머도 구사할 수 있는지 궁금했다. 챗GPT는 1분도 채 걸리지 않아 짧지만 기승전결이 확실한 대본을 내놨다.

주인공은 과도한 업무량과 반복되는 회의로 지쳐 있는 한 중년 남성이다. 피곤한 몸을 이끌고 어수선한 사무실로 출근한 그는 5분 후에 긴급 회의를 소집한다는 메일을 받는다. 회의에서 상사는 최신 프로젝트에서 개선해야 할 부분을 지적한다. 회의가 끝난 뒤, 주인공은 몇 시간 동안 책상에 파묻혀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다가 휴게실로 가 커피 한 잔을 마신다. 그런데 커피에서 ‘타르 맛’이 난다. 주위를 둘러보니 동료 여직원이 웃고 있다. 알고 보니 여직원이 그를 골탕 먹이기 위해 커피에 매운 소스를 넣어 둔 것이었다. 한바탕 웃고 나자 기분이 조금이나마 환기된 주인공은 다시 일하러 가고, 화면이 검은색으로 페이드 아웃된다.

컷 구분, ‘페이드 아웃’과 같은 편집 기법, 대사와 지문 구분 등 대본의 기본적인 문법을 숙지하고 있는 것은 물론이고, 상황과 관련 없는 말장난식 유머가 아닌 ‘회사원의 하루’라는 주제에 들어맞는 코미디 요소를 연출해 냈다는 점이 놀라웠다. 상세한 설정을 부여해 질문한다면 간단한 영상 제작에 실제 사용해도 손색이 없을 듯하다.

이 밖에도 편지, 보고서, 연설문, 자기소개서 등 어떤 종류의 글을 부탁해도 무난한 답변이 생성됐다. 미완성 상태의 글과 함께 이어질 내용 또는 방향에 대한 정보를 주며 ‘뒷부분을 이어 써 달라’고 주문하면 보다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자기소개서 일부분을 주며 비유적 표현을 써서 완성해 줄 것을 주문했더니 “기업의 성장에 기여하는 빛이 되고 싶습니다. 저의 에너지와 열정, 끈기와 적극성은 팀원들을 동기부여하며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유용한 자원이 될 것입니다”와 같은 자연스러운 문장이 나왔다. 기존 챗봇과 달리 앞선 대화의 내용을 기억해 맥락을 파악하고, 이에 맞는 답변을 내놓기 때문에 더욱 활용성이 높다.

챗GPT와 관련해 매일 최신 뉴스가 쏟아지고 있다. 책 『인공지능 생존 수업』에서는 ‘알파고’ 이후 인공지능 바둑 프로그램이 상용화되면서 프로 기사들의 실력이 전반적으로 크게 향상된 사례를 들며, 앞으로는 “인공지능을 거부하거나 제대로 이용하지 못하는 사람은 인공지능을 잘 이용하는 사람에 비해 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는 것이 불 보듯 뻔하다”고 말한다. 지금은 우리의 의사와 관계없이 일상에 깊숙이 파고들 인공지능에게 인사를 건넬 최적의 타이밍이다.

[독서신문 김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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