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속 명문장] 우리가 외로움이라고 부르는 것에 대하여
[책 속 명문장] 우리가 외로움이라고 부르는 것에 대하여
  • 김혜경 기자
  • 승인 2023.01.03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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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책은 몇 개의 문장만으로도 큰 감동을 선사하고 알찬 정보를 제공합니다. ‘책 속 명문장’ 코너는 그러한 문장들을 위해 마련한 공간입니다.

스웨덴 린셰핑대학교 사회복지학과의 리즈 앤더슨 교수가 외로움에 대한 현대적이고 유용한 정의를 내린 바 있다. 앤더슨은 “어떤 이가 다른 이들에게 소외되고, 이해받지 못하며, 거부당한다고 느낄 때, 또한(혹은) 원하는 활동, 특히 사회적인 유대감과 정서적인 친근감을 느낄 수 있는 활동을 함께할 만한 적당한 사회적인 동반자가 없을 때, 그로 인한 감정적인 고통이 지속되는 상태”가 외로움이라고 설명했다. 외로움은 단순히 혼자 있는 상태를 말하는 것이 아닌데도, 그렇게 잘못 알려져 있을 때가 많다. 외로움은 의미 있는 사람들과 멀어지고 사회적으로 단절되었음을 느끼는 의식적이고 인지적인 감정이며, 세상에서의 자기 위치에 대해 불안해하는 정서적인 결핍 상태라 할 수 있다. <26~27쪽>

18세기 말 이전까지는 영어로 된 출판물에 ‘외로움(loneliness)’이라는 말은 거의 쓰이지 않았다. 정말이지 간혹 나오더라도 무시할 만한 정도였다. 그러나 1800년경부터 이 용어가 점차 자주 사용되더니 20세기 말에는 절정에 이르렀다. 외로움의 의미 또한 바뀌었다. 16~17세기에는 외로움이라는 단어에 오늘날과 같은 관념적이고 심리적인 뜻이 없었다. 외로움은 그저 ‘홀로 있음’이라는 의미로 심리적이거나 정서적인 경험보다는 물리적인 경험을 가리키는 것이었다. ‘외로운(lonely)’이라는 단어에서 파생된 홀로 있음(loneliness)은 그저 혼자 있는 상태를 뜻했다. 이 홀로 있음은 신과의 교감을 가능하게 하는 종교체험의 맥락에서 흔히 볼 수 있었다. <44~45쪽>

외로움이 자신과 다른 이들을 이해하게 해주는 통로가 되기도 한다. 더 나아가 외로움은 다른 감정 상태와 마찬가지로 우리가 세상에서 어떤 사람이 되고 싶으며, 원하는 관계와 애착은 어떠한지, 그것에 대해 비록 소통하거나 귀기울여주지 않더라도(어떤 이유에서든) 도움받기 위해 외치며 무언가 신호를 보낸다. 우리는 긍정적이고 부정적인 외로움을 분리해야 하며, 특히 정서적이고 영적인 명료함을 위하여 혼자인 상태 또는 ‘홀로 있음’과 파괴적이고 실존주의적인 결핍감인 외로움을 구분해야 한다. 외로움과 소통하면서도 그에 대해 효율적으로 반응하는 길은 이러한 둘 사이의 차이점을 역사적인 정보를 갖춰 제대로 파악하는 데 있을 것이다. <353~354쪽>

[정리=김혜경 기자]

『우리가 외로움이라고 부르는 것에 대하여』
페이 바운드 알베르티 지음 | 서진희 옮김 | 미래의창 펴냄 | 368쪽 | 17,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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