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보다 예능’ ‘리버스 멘토링’ ‘재택근무 폐지’… 책이 내다본 2023
‘연애보다 예능’ ‘리버스 멘토링’ ‘재택근무 폐지’… 책이 내다본 2023
  • 안지섭 기자
  • 승인 2023.01.02 06: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책 『2023 트렌드 모니터』는 ‘통제의 방향 전환, 내가 속한 사회에서 나의 작은 일상으로’라는 말로 올해의 모습을 전망한다. 즉, 사람들이 사회의 어떤 변화를 염원하기보다 자신의 행동으로 내 주변의 일상이라도 바꿔보겠다는 심리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리서치 기업 마크로밀 엠브레인 대표를 비롯한 저자들은 책에서 사람들이 기존의 인간 관계를 새롭게 정립하는 모습을 다루고 있다. 이 책에서 다루는 ▲20대 청춘이 연애 프로그램을 통해 대리 만족하는 현상 ▲부모를 가르치는 세대의 탄생 ▲재택근무를 통해 변화한 직장인들의 업무 태도 등 2023년에 대한 전망은 한번 눈여겨볼 만하다.

먼저, 20대들의 연애 문화에 대해 들여다 보자. 20대는 극심한 젠더갈등을 갖고 있는 세대다. 저자들이 대통령 선거 직전에 진행한 조사 결과를 보면 20대 남녀는 “한국 사회의 차별의 방향이 각자 자신을 향한다”고 느꼈는데, 이러한 인식은 지난 대선 당시 다른 후보를 택한 결과로 이어졌다. 문재인 정부에서 진행됐던 성평등 정책과 역차별 논란에 20대 남성들은 정권 교체론을 꺼내들었지만, 20대 여성들은 정권 유지를 택했다. 단, 20대 여성들의 선택에는 그 후보를 선호해서라기보다는 싫어하는 후보가 당선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 반영돼 있었다.

극심한 젠더갈등에 가치관이 맞는 상대를 만나기는 힘들다. 반면, 20대 남녀의 연애 과정을 다루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은 흥행했는데, 이는 그들이 현실에서 배우지 못하는 관계와 소통의 방식을 프로그램을 통해 배우거나 대리 만족을 경험하기 위함이었다. 저자들은 “앞으로 20대 남녀의 연애 과정을 다루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은 더 크게 흥행할 가능성이 매우 커졌다”고 말한다.

최근 취업시장에 나타나는 ‘리버스 멘토링’도 흥미로운 현상이다. 리버스 멘토링은 실제로 최근 취업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는 제도로, 후배가 선배의 멘토가 되는 것을 의미한다. 후배가 주제와 운영 방식, 장소 등을 주도적으로 정하고 선배는 이를 경청하는 것이다. 처음에는 위계 질서가 강한 사회 분위기상 실현 가능성을 부정적으로 봤으나 최근에는 보수적인 분위기의 공기관까지 이 문화를 받아들이고 있다. 한편, 아랫사람이 윗사람에게 가르침을 전하는 현상은 TV 프로그램에서도 볼 수 있다. <이상한 나라의 부모님>에서는 이상한 부모 밑에서 성장한 자녀들이 부모의 문제점을 제보해 이를 고칠 수 있도록 유도하며, <고딩엄빠>에서는 10대 부모가 똑 부러진 훈육으로 패널들을 감탄케 하는 장면도 등장한다. 이에 따라 저자들은 나이에 따른 고정관념이 점점 느슨해질 것으로 전망한다.

코로나 시대의 업무 방식이 된 ‘재택근무’는 새 국면을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사람들은 재택근무를 하면서 편안함을 느꼈지만 동시에 심리적 불편함을 “소소하게 느끼기” 시작했다. ‘집에서 쉬엄쉬엄 일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영진과 직장 상사의 편견에 맞서 일을 해야 하기 때문에 나름의 스트레스와 불안감을 체감하는 것이다. 재택근무로 인해 발생하는 동료 간 소통의 부재도 재택근무의 불편함 중 하나다. 저자들은 “대부분의 직장인들이 일상으로의 복귀를 준비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며 “이럴 때 본인이 원하는 사회적 소통보다 더 많이 요구 받는 상황, 직원들을 마음껏 통제하고 싶은 기성세대로 인해 큰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다”고 전한다. 그러면서 “이렇게 되면 직장인들은 일단 마음 편히 직장 생활을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가능성이 크다”며 “그리고 그 대안은 가장 편안했던 재택근무의 경험을 기준 삼아 직장 상사와의 원활한 관계를 위해 노력하거나, 조직 내 구성원과의 소통/교류를 통해 긍정적 관계를 형성하려는 태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본다.

그밖에 책은 스스로 문화를 주도해나가는 X세대, 고령의 나이 때문에 돌봄의 대상으로 인식돼왔으나 스스로 일자리를 찾아 독립적인 삶을 꿈꾸는 A세대의 등장, 회사 전체 회식 대신 사내 동호회 등에서 작은 회식을 즐기는 사람들 등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정리하자면, 2023년은 당신이 지금까지 맺어왔던 인간 관계에 새로움을 느끼는 때가 될 수 있다. 새해가 됐다고 우리 주변이 확 달라지지는 않겠지만, 이러한 흐름을 이해하고 타인과 관계를 맺을 줄 아는 지혜가 필요하다.

[독서신문 안지섭 기자]


  • 서울특별시 서초구 논현로31길 14 (서울미디어빌딩)
  • 대표전화 : 02-581-4396
  • 팩스 : 02-522-6725
  • 청소년보호책임자 : 권동혁
  • 법인명 : (주)에이원뉴스
  • 제호 : 독서신문
  • 등록번호 : 서울 아 00379
  • 등록일 : 2007-05-28
  • 발행일 : 1970-11-08
  • 발행인 : 방재홍
  • 편집인 : 방두철
  • ⌜열린보도원칙⌟ 당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 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 고충처리인 권동혁 070-4699-7165 kdh@readersnews.com
  • 독서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독서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readersnews.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