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스러운 자기소개, ‘PER’만 지키자
쑥스러운 자기소개, ‘PER’만 지키자
  • 안지섭 기자
  • 승인 2022.11.18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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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에서 먼저 인지한 정보가 나중에 받아들인 정보보다 더 영향력을 끼치는 현상을 ‘초두효과(Primary effect)’라고 한다. 사회심리학자 솔로몬 애쉬는 초두효과와 관련한 심리 실험을 진행한 적 있는데, 피험자들을 두 그룹으로 나눠놓고 그들에게 가상 인물의 성격을 묘사하는 형용사들을 나열해 제시했다. 한 그룹에게는 ‘똑똑하고, 근면하다, 충동적이다, 비판적이다, 고집이 세다, 질투심이 강하다’ 순으로, 다른 그룹에게는 이와 정반대 순서로 형용사를 보여줬다. 긍정적인 형용사를 먼저 본 첫 번째 그룹은 가상 인물에 대해 ‘호감’을 표시했지만, 두 번째 그룹은 ‘비호감’을 느꼈다. 많은 전문가들은 이 실험을 근거로 ‘첫인상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역설한다.

이와 비슷한 의미로 ‘7초의 법칙’이라는 것도 있다. 사람이 타인을 보고 7초만에 호감인지 비호감인지 구분한다는 뜻으로, 비호감인 사람이 호감으로 바뀌려면 48시간 이상 걸린다. 결국, 초두효과든 7초의 법칙이든 그만큼 ‘첫인상’의 힘이 세다는 이야기다.

낯선 사람들을 만날 기회가 그 어느 때보다 많아진 시대, 처음 보는 사람들에게 좋은 첫인상을 남기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표정, 몸짓, 눈빛, 외모 등이 첫인상을 좌우하는 요소로 늘 거론되지만, 전문가들은 ‘자기소개’만큼 중요한 것이 없다고 말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기소개’ 하는 것을 어려워한다. 첫 만남의 쑥스러움 때문에 이름과 나이, 출신지 등만 언급하는 경우가 많다.

책 『회사에서 인정받는 말하기 수업』의 저자 임유정 ‘라인강스피치’ 대표는 “자기소개를 대충하거나 재미없게 한다면 사람들에게 자기 자신을 특별히 기억나는 사람으로 각인시킬 수 없다”며 자기소개 노하우 ‘PER 법칙’을 소개한다. 그가 추천하는 노하우를 통해 쑥스럽고 따분하기만 했던 자기소개 방식을 바꿔보는 건 어떨까.

그에 따르면 PER 중에 P는 ‘포지셔닝(Positioning)’으로, 현재 내가 하고 있는 일에 대해 소개하는 것이다. 단순히 내가 소속되어 있는 곳과 역할만 언급하기보다 어떤 마음으로 그 일을 대하고 있는지 ‘소명의식’을 밝히는 것이 필요하다. 소명의식을 말하는 것이 너무 낯간지럽게 느껴진다면 최근에 했던 일이나 가장 기억에 남는 성공담 같은 것을 풀어놓아도 좋다. 저자는 “매력적인 사람에게는 크게 2가지가 있다고 한다. 첫 번째는 ‘전문성’이고, 둘째는 ‘친근감’”이라며 “사람들은 자신의 일에 전문성을 갖고 열심히 일하는 사람을 좋아한다”고 조언한다.

두 번째인 E는 에피소드 활용하기다. 구체적인 이야기를 들려주면 기억에 쉽게 남기 마련이다. 가령, 독서 모임에서 자신을 소개할 때 “책을 정말 감명깊게 읽어서 참여하게 됐습니다”가 아닌 “회사에서 발표하는 것을 늘 어려워하고 있었는데, 이 책을 읽고 노하우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덕분에 부장님께 칭찬도 받았어요”라고 말하는 것이 더 낫다. 이 말로 인해 청자는 공감할 수 있게 된다.

세 번째인 R은 레솔루션, 즉 결의를 다지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자기소개에서 마무리 멘트를 어떻게 해야 할지 고심하다가 했던 말을 반복하거나 얼버무린다. 이럴 때 저자는 “우리 한번 잘 해봅시다”라고 정리하면 좋다고 말한다. 이 때 핵심이 되는 단어는 ‘우리’다. 사람들은 ‘우리’라는 단어를 통해 동질감을 받고, 함께한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어느 모임이든 첫 만남은 서먹서먹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자기 자신을 먼저 내보여야 상대방은 마음을 열고, 분위기는 말랑말랑해질 수 있다. ‘PER’ 자기소개를 통해 어색한 분위기를 화기애애하게 바꿔보자.

[독서신문 안지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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