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젊은 시인 김선오의 첫 산문집. 일상에서 길어 올린 시적 단상을 담은 25편의 산문이 실렸다. ‘루바토’란 연주자가 감정에 따라 템포를 조금 자유롭게 연주할 수 있도록 하는 음악 기호다. 김선오는 시의 초고를 루바토에 빗대며, 덜 다듬어진 것이 품고 있는 미지의 세계를 더 좋아한다고 말한다. 존재하는 시가 존재하지 않는 시보다 좋을 수 없다는 도발적인 의견, 미지의 에너지를 그대로 두기 위해 격렬한 퇴고를 거쳐 초고로 되돌아오는 과정 등은 그의 문학이 바라보는 방향을 알려 준다. 시인은 앞으로도 자신의 시들이 ‘알 수 없음의 좋음’을 가진 채 지속되기를 바란다며, 안개 낀 허공을 헤매는 일의 즐거움을 논한다.
■ 미지를 위한 루바토
김선오 지음 | 아침달 펴냄 | 168쪽 | 1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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