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보다 ‘X세대’가 돈 되는 이유
‘MZ세대’보다 ‘X세대’가 돈 되는 이유
  • 김혜경 기자
  • 승인 2022.11.0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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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소비 트렌드를 분석할 땐 젊은 세대를 가장 비중 있게 다룬다. 이들의 소비 경향에서 기존에 없었던 새로운 트렌드를 발견할 가능성이 높고, 소비 시장에서 영향력이 큰 세대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현재 20~30대인 MZ세대는 세계적인 소비 트렌드를 견인하고 있는 연령대다. 하지만 범위를 우리나라로 한정한다면 이야기는 조금 달라진다. 최근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젊은 세대가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상대적으로 적고, 청년 인구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는 우리나라의 특성을 감안해 다른 세대의 소비 특성에도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신간 『디지털 미디어 인사이트 2023』(이은북)에서는 “미래에 대비하기 위해 젊은 세대의 특성을 파악하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인구구조의 변화다. 우리가 젊은 세대에 집중하는 동안 전체 인구구조의 변화를 살펴보지 못한 것은 아닌가 싶다”고 지적한다. 고령화와 출생률 저하가 맞물려 일어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는 자연스럽게 젊은층 비율이 점점 작아지는 추세다. 따라서 젊은 세대에만 초점을 맞춘 비즈니스 전략은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적합하지 않을 수 있다.

또 다른 트렌드 분석서 『친절한 트렌드 뒷담화 2023』(싱긋)에서는 보다 본격적으로 특정한 세대에 주목한다. 바로 X세대다. 1970년대에 태어나 우리나라 경제가 급격하게 성장한 1990년대에 20대를 보낸 X세대는 현재 40대~50대 초반의 중년층이다. 이들은 대한민국의 고도성장기와 맞물려 성장하며 큰 경제적 혜택을 누렸기에 기존 기성세대에 비해 ‘나를 위한 소비’에 적극적인 특성을 보인다. 또한 싸이월드와 같은 1세대 SNS의 주요 이용층으로서 디지털 환경에서도 충분한 적응력과 영향력을 가진 세대로 주목받고 있다.

책에서는 “최근 많은 패션 브랜드가 MZ세대를 타깃으로 다양한 마케팅을 전개하고 있다. 마케터 관점에서 MZ세대가 지닌 자신을 위하는 소비 성향과 남다른 적극성이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양적인 규모 측면에 비추어 볼 때 주목해야 할 고객층은 X세대”라고 단언하고 있다. 통계청 데이터에 따르면 X세대에 해당하는 45~54세 연령대 인구는 지난 7월 기준 약 8,630,468명(16.7%)으로, 20대 6,531,636명(12.7%)와 30대 6,647,003명(12.9%)보다 높았다.

X세대가 가장 두드러지는 분야는 패션이다. X세대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나이키, 폴로, 닥터마틴 등의 서구 브랜드를 소비하기 시작한 세대, 성 고정관념을 탈피한 유니섹스 스타일을 추구한 세대이기도 하다. 1990년대에는 비주류 문화, 젊은이들의 일탈 정도로 취급됐던 X세대만의 자유롭고 파격적인 패션 문화가 최근 MZ세대를 통해 재해석되며 트렌드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신드롬을 일으킨 아이돌 그룹 ‘뉴진스’가 내세운 ‘Y2K 스타일’이 대표적이다.

이런 흐름 속에서, X세대는 오랜 세월 축적된 패션 노하우를 젊은 세대와 공유하며 소비 시장에서 존재감을 과시하는 중이다. ‘뉴진스’는 1979년생으로 X세대인 아트 디렉터 민희진의 작품이다. 젊은 세대가 애용하는 ‘무신사’와 같은 패션 플랫폼에서도 X세대 일반인들의 패션 게시물을 쉽게 접할 수 있다. 책에서는 “지금의 X세대는 역사상 가장 젊은 40대로, 본인만의 잇템을 통해 자신만의 스타일을 연출하며 패션 무대를 새롭게 장식하는 중이다”라고 평가한다.

과거 기성세대와 달리 온라인 쇼핑 등에 익숙하다는 점도 X세대 소비자를 주목해야 할 이유 중 하나다. 책에 따르면, 지난 5년간 온라인상에서는 ‘40대 패션’, ‘중년 패션’ 등 X세대의 패션 키워드 언급 횟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이에 X세대에 특화된 패션 플랫폼들도 인기를 끌고 있다. X세대 여성을 겨냥한 패션 플랫폼 ‘퀸잇’은 월간 활성 이용자(MAU)가 지난 1월 128만명에서 5월 185만명으로 약 46% 가량 급증했다. 카카오스타일의 중년 여성용 패션 플랫폼 ‘포스티’도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독서신문 김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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