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배운 당신도 틀리는 일상 속 맞춤법은?
좀 배운 당신도 틀리는 일상 속 맞춤법은?
  • 안지섭 기자
  • 승인 2022.10.01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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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0년 정계 복귀를 선언한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당시 바른미래당 소속)은 첫 공개일정으로 국립서울현충원을 방문했고, 방명록에 이렇게 남겼다. “선열들께서 이 나라를 지켜주셨습니다. 선열들의 뜻을 받들어 대한민국을 더욱 굳건이 지켜내고 미래세대의 밝은 앞날을 열어나가겠습니다.” 언뜻 보기에 무슨 문제라도 있나 싶은데 세간의 반응은 뜨거웠다. ‘굳건히’로 적었어야 할 것을 ‘굳건이’로 잘못 적었기 때문이었다.

결국, 정계 복귀 소식을 알리려던 자신의 의도와는 달리 대중들에게 맞춤법을 지적받으며 입방아에 오르고 말았다. 오랜만에 복귀하면서 할 말이 많았을테지만, 사소한 맞춤법 실수로 그 첫 단추가 잘못 끼워진 셈이었다. 정청래 의원(당시 전 의원)은 SNS에 “철수했다가 안철수하는 그의 의지가 굳건하긴 한데, 굳건히는 모르나 보다”라고 비꼬기도 했다. 이를 통해 아무리 멋지고 좋은 말이라도 맞춤법이 틀리면 우습게 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런데 맞춤법을 틀리는 게 어디 정치인 뿐일까. 일상에서는 맞춤법을 잘못 알고 있다가 소개팅 상대와의 채팅에서 낙제점을 받고, 서류 전형에서 낙방하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벌어지곤 한다.

한글날이 코앞으로 다가오며 우리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요즘, ‘맞춤법’ 관련 책을 통해 일상에서 자주 틀리는 맞춤법을 확인해보고 우리의 품격을 지켜보자.

먼저, ‘금새’와 ‘금세’를 보자. “그 많은 고기를 소년은 [금새/금세] 먹어 치웠다”에서 무엇이 옳은 표현일까. 정답은 ‘금세’다. 맞춤법 관련 책마다 금새와 금세를 자주 틀리는 맞춤법의 하나로 집어넣곤 한다. 책 『우아한 맞춤법』의 저자 김서령은 “많은 분이 놀란다. ‘금+사이’라고 생각해서 ‘금새’라고 쓰는 분이 많았던 것”이라며 “‘금+시에’가 줄어들어 ‘금세’가 된 것”이라고 말한다. ‘금새’는 물건의 값, 또는 물건값의 비싸고 싼 정도를 의미한다.

‘왠’과 ‘웬’을 헷갈리는 사람도 많다. 둘 다 경우에 따라 쓰일 수 있는 말이기 때문에 주의해서 쓰기 어려운 면이 있다. 이준석 전 대표는 당 안팎에서 자신에 대한 ‘손절론’이 일자 “손절이 웬말이냐, 익절이지”라며 짤막한 글을 올렸다. 재밌는 점은 이 글은 처음에 ‘왠말이냐’라고 쓰여져 있었고, 몇분 뒤 ‘왠’이 오기라는 것을 안 이 전 대표가 수정한 것이다.

그만큼 헷갈리는 ‘왠과 웬’, 어떻게 구별하면 좋을까. 책 『1분 우리말』을 쓴 한정훈‧강민재 작가는 “‘왠’은 ‘왜인지’의 준말인 ‘왠지’를 사용할 때 빼고 쓸 일이 없다”며 “앞으로는 헷갈리지 말고, ‘왠지’ 빼고는 다 ‘웬’을 쓴다고 기억해두라”고 조언한다.

‘거’와 ‘꺼’는 더 혼동하기 쉬운 사례다. 대표적인 사례는 지난해 ‘대장동’ 의혹과 관련돼 자주 나왔던 문구 ‘화천대유는 누구껍니까’이다. ‘누구 겁니까’라고 적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다수의 정치인들의 SNS와 언론 기사 제목에서 잘못된 표기 그대로 적혔다. 한 작가와 강 작가는 “놀랍게도 ‘꺼야’는 아예 없는 말”이라며 “무조건 ‘거야’를 사용해야 한다”고 말한다. ‘꺼’는 의존명사 ‘것’을 구어적으로 표현한 말이다.

한편, 지난 2019년 구인구직 플랫폼 사람인이 한글날을 맞아 ‘자소서에서 자주 사용하는 표현 중 틀리기 쉬운 맞춤법’을 양자택일형 문제로 물어본 결과, 취준생이 가장 많이 틀린 맞춤법은 바로 ‘뒤처지지’였다. 65.3%의 오답률을 기록했으니 10명 중 7명이 ‘뒤쳐지지’로 잘못 알고 있었던 셈이었다. ‘처지다’는 어떤 수준에 이르지 못하고 뒤에 남는다는 의미인 반면, ‘쳐지다’는 뒤로 홀랑 뒤집어 젖혀지는 것을 뜻한다.

[독서신문 안지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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