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루는 습관은 게으름 때문이 아니다?
미루는 습관은 게으름 때문이 아니다?
  • 안지섭 기자
  • 승인 2022.09.2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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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종종 지금 해야 할 일을 뒤로 미루곤 한다. 이유는 자기 자신도 모른다. 지금 안하면 나중에 더 큰 스트레스를 받고, 작업의 질은 떨어지며, 마음의 안정이 어지럽혀질 것이 뻔하지만, 일단 미루는 선택을 한다. 결국 시간이 다 되어서야 부랴부랴 일을 끝낸다. 이런 사람들을 보며 주변 지인들은 저마다 한마디 씩 한다. “그러게 미리미리 좀 하지… 자제력을 키워!”.

하지만 책 『게으른 완벽주의자를 위한 심리학』에 따르면 우리가 해야 할 일을 자꾸 미루는 이유는 게을러서가 아니다. 이 책의 저자 헤이든 핀치는 “미루기는 게으름이나 절제력의 문제가 아니”라며 “(그것은) 심리학적 요인에 의해 발생하므로 심리를 이해해야 극복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먼저, 미루는 사람들이 어떤 사람들인지 알 필요가 있다. 책에 따르면 일을 미루는 이유는 다양하다. 어떤 이는 완벽주의적 성향으로 ‘피곤하지 않을 때’ ‘영감이 넘쳐 흐를 때’를 기다리며, 누군가는 ‘지겨운 일을 하면서 재미를 놓치기에는 인생이 짧다’는 이유로 일을 미룬다. 이들은 문제에 봉착하면 바로 포기하는 경향이 있고, 목표를 수행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부족하기도 하다.

미루는 사람들은 각각의 이유로 일을 미루지만, 근본적인 원인은 같다. 해야 할 일을 떠올릴 때 드는 ‘불편한 감정’ 때문이다. 우리의 뇌는 할 일이 생각났을 때 압박감, 지루함, 무력감, 부담감 등을 느끼는데, 이 때 미루는 사람들은 이 감정에 반응해 ‘아, 짜증 나’ ‘못 견디겠다’고 말하며 부정적인 감정을 피하려고 하는 욕구가 커진다. 그러면서 일을 피하기 위한 아주 그럴싸한 핑곗거리를 열심히 찾아 떠올리기 시작한다. 해야 할 일보다 더 재미있거나, 덜 부담스러운 일로. 이를테면 집에서 업무를 시작하려고 할 때 갑자기 지난번 못 봤던 드라마가 생각나면서 ‘이것만 보고 시작해야지’하며 미루는 경우 말이다. 누구나 겪는 현상일 수 있지만, 미루는 행동이 습관화 된 사람들은 즉각적인 보상과 즐거움을 얻는 데 익숙해져 자꾸 흥미로운 과업을 먼저 시작하려고 한다.

미루는 습관을 고치기 위한 ‘시간 관리 노하우’가 서점가에 즐비하지만, 저자는 시간 관리는 본질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주장한다. 그는 “어떤 자기계발서는 즉각적인 변화를 약속한다. 하지만 나는 당신을 오도할 만한 이야기를 하고 싶지는 않다”며 미루는 습관은 적어도 두 달동안 ‘정말 열심히, 꾸준히, 매일’ 노력해야 한다고 말한다.

’딱 5분만 일하기‘는 미루는 습관을 개선하기 위한 저자의 제안 중 하나다. 꼭 5분이 아니어도 되지만, 온전히 일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어야 한다. 가령 딱 5분 동안 과업을 수행하기로 마음먹었다면, 그 시간이 지난 후 같은 일을 5분 더 할지 다른 활동으로 넘어갈지 정할 수 있다. 다른 일을 하고 싶어질 때까지 5분씩 계속 연장하면 된다.

저자는 “초반에는 5분이 인내할 수 있는 최대치처럼 느껴질 것”이라며 “하지만 이 전략을 꾸준히 반복하다 보면 어렵고 지루한 과업이라도 시간을 연장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한다.

시작이 반이라는 말이 있다. 일은 처음에 시작하기 어렵지, 일단 시작하면 끝마치는 것은 어렵지 않다는 이야기다. 뇌는 우리에게 즉각적인 쾌락을 요구하지만 동시에 관성적인 측면도 있어서 우리가 하고 있는 일을 계속 하려는 경향이 있다. 그러니까 일단, 공을 움직이게 하라. “그 다음부터는 별 힘을 들이지 않아도 공은 쉽게 굴러간다”.

[독서신문 안지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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