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의 아이콘 ‘美 밀레니얼 세대’, 그들은 왜 ‘좌클릭’했나
혁신의 아이콘 ‘美 밀레니얼 세대’, 그들은 왜 ‘좌클릭’했나
  • 김혜경 기자
  • 승인 2022.09.19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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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미국 대선 경선에서 예상 밖의 돌풍을 일으켰던 사회주의자 버니 샌더스
2016년 미국 대선 경선에서 예상 밖의 돌풍을 일으켰던 사회주의자 버니 샌더스

“자유민주주의는 사실 자유롭지도, 민주적이지도 않다!” 누군가 이렇게 말한다면, 당신은 뭐라고 답할 것인가.

‘대한민국은 자유민주주의 국가’라는 말은 일상에서 흔히 사용된다. 특히 독재의 아픔을 겪은 세대에게 자유민주주의는 특별한 의미를 지니며 ‘사회주의’는 이와 상충하는 개념으로, 공산주의 독재 체제의 동의어로 받아들여진다. 하지만 엄밀히 말해 사회주의는 민주주의가 아닌 자본주의의 반대말이다. 국가가 독점하던 경제권을 시장으로 가져오는 것이 급선무였기 때문에 우리의 민주주의는 사적 이윤 추구와 자유 경쟁을 지향하는 자본주의 형태인 경제적 자유주의의 틀 위에서 성장했고, 때문에 자유민주주의와 경제적 자유주의를 혼동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최근 젊은 세대 사이에서는 경제적 자유에 과도하게 치중된 민주주의는 대기업과 부자에게만 자유롭고 민주적인 체제라는 비판이 나온다. 미국의 밀레니얼 세대 절반 이상이 자본주의보다 사회주의에 공감한다고 말한다. 또한 이들은 양당 정치에 대항해 유의미한 규모의 정치 세력을 구축했다. 책 『밀레니얼 사회주의 선언』(동녘)의 저자 네이선 로빈슨은 좌파 잡지 <커런트어페어스>를 창간하며 이런 흐름을 이끌어 간 인물이다. 2016년 미국 대선 경선에서는 사회주의자를 자처한 버니 샌더스가 클린턴과 마지막까지 치열한 경합을 벌이기도 했다.

이들이 사회주의를 내세우게 된 가장 큰 이유는 ‘경제적 불평등’이었다. 2007~2008년 금융위기의 충격이 2011년 월가 점령 시위를 촉발했고, 사회 구조를 단번에 바꿀 혁명은 일어나지 않았지만 이 분노는 사람들의 가슴속에 각인됐다. 월가 점령 시위의 ‘우리는 99퍼센트다’라는 구호는 1%의 소수 집단이 부를 독점하고 있는 극단적인 빈부 격차를 겨냥한 표현이었다. 빚에 허덕이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21세기 경제는 공평한 성과주의라기보다 봉건적 시스템에 가까웠다. 가난한 사람들이 기업의 지배 아래서 ‘노력한 사람이 더 많은 대가를 가지는 것이 당연하다’는 설교를 들을 때, 상속 재벌들은 상대적으로 큰 노력 없이 막대한 부를 누리고 있었다.

워런 버핏은 이런 견해에 대해 “빈자가 가난한 것은 부자가 부유하기 때문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경제적 부는 누군가 큰 조각을 가지면 누군가는 작은 조각을 가질 수밖에 없는 파이처럼 고정된 형태가 아니며, 타인의 것을 빼앗지 않더라도 경제 성장을 통해 전체적인 부의 양이 늘어나 재산이 증식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저자는 버핏의 논리에는 돈이 제공하는 사회적 권력에 대한 고려가 빠져 있다고 지적한다. 사회적 권력은 돈과 달리 누군가 더 가지면 누군가는 덜 가질 수밖에 없는 제로섬 게임이다. 정치를 비롯한 모든 영역에서 부자의 발언권이 커질수록 빈자의 발언권은 작아지며, 이런 상황은 또다시 양극화를 심화시킨다.

미국의 밀레니얼 세대가 궁극적으로 부의 재분배를 요구하는 것은 맞지만, 소련과 같은 공산주의적 사회주의 계획경제 체제로의 전환을 주장하는 건 아니다. 이들은 윤리적 관점에서 사회주의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했을 뿐 사회의 구체적인 작동 방식에 대해서는 제각기 다른 입장을 갖고 있다. 저자는 “(자신들이) 21세기의 경제적‧정치적 생활을 얼마나 끔찍하게 여기는지 보여줄 용어로 (사회주의를) 찾아낸 것”이라고 설명한다.

또한 이들은 사회주의를 통해 “전쟁이 없는 세계, 계급이나 인종적‧젠더적 위계가 없는 세계, 심각한 권력 불균형이 없는 세계, 부와 빈곤이 없는 세계, 모든 사람이 즐겁고 행복한 세계”라는 이상에 도달할 방법을 찾자고 주장한다.

[독서신문 김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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