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책은 몇 개의 문장만으로도 큰 감동을 선사하고 알찬 정보를 제공합니다. ‘책 속 명문장’ 코너는 그러한 문장들을 위해 마련한 공간입니다. |
지난 1년간, 포스트 코로나 사회가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에 대해 수많은 담론과 주장이 생산되었다. 사회를 ‘돌봄’ 중심으로 재편하지 않으면, 인류는 절멸할 것이라는 예측은 차고 넘친다. 한국 학교는 학생들을 잘 먹이고(유기농 무상 급식) 방과 후에 돌보는 일(초등 돌봄 교실)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잘한다. 이제 그것을 넘어 돌봄을 보다 큰 틀에서 보고, 돌봄을 중심으로 학교를, 교육을, 사회를 재편하는 것에 대해 고민하면 좋겠다. 학교는 ‘돌봄 중심의 재편’을 가장 먼저, 가장 잘할 수 있는 사회 기관이다. 인류의 미래를 구할 젊은 히어로들은 지금 학교에 있다. 그들이 돌봄을 배울 수 있게 하자. <181~182쪽>
“엄마, 교육을 받아서 안다는 것은 피해자가 아니라는 뜻이야. 피해자는 그 안에 살기 때문에 이미 삶을 통해서 알고 있거든.”
나는 많은 교육이 필요하다. 아이들에게 부탁했다.
“나를 좀 교육해 주렴.” <191쪽>
이 아이는 정치를 어디서 배웠을까? 학교에서 배운 것은 아니다. SNS를 통해서 수많은 정보를 얻고, 여러 온라인 자료를 보며 스스로를 교육하고, 친구들과 이야기하면서 알게 된 것 같다. 그렇다고 앞으로 정치나 사회 운동을 하겠다는 지향이 있는 것도 아니다. 아이 주변에는 이런 친구가 많다. 다들 비슷하다. 나와는 완전히 다른 문화를 가진 세대임이 분명하다. 그런데 나는 (내 세대보다) 이들에게 더 믿음이 간다. 그래서 뒤쫓아 가면서 자꾸 배울 기회를 모색한다. 배우면 내가 더 좋은 사람이 될 것 같다.
팬데믹 초기에 나는, 미래는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인지, 아니면 그냥 ‘도래’하는 것인지 궁금했다. 학자들의 예측을 듣다 보면 어느 날 디스토피아가 도래할 것 같았다. 지금은 미래는 선택할 수 있는 것이라고 믿는다. 새로운 세대가 만들어 내는 오늘이 모여서 미래가 될 거다. 그 오늘을 함께 응원한다. <241~242쪽>
[정리=김혜경 기자]
『세상이 멈추자 당신이 보였다』
이향규 지음 | 창비교육 펴냄 | 244쪽 | 17,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