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력 50년에 달하는 문정희 시인이 『작가의 사랑』 이후 4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 시를 욕망하던 어린 시인이 시와 함께 살아가다 마침내 시로써 자유로워진 모습을 담은 이번 시집은 기념비적이다. 시인은 끝없는 반복으로 ‘나’와 만나고 대화하며 건넨 말들을 시로 직조한다. 시와 자신, 자신과 또 다른 자신, 세계 사이의 무한한 분열 속에서, 비정상적이고 규정 불가능한 운동과 흐름만이 모든 것의 원리다. 그러므로 그의 시는 처음 만져 보는 “추운 사랑”을, 고정되고 절대화된 어떤 무엇도 가능할 수 없음을 긍정한다. 고독과 미완성을 나침반 삼아 언제나 새로운 상태를 향해 나아가며, “추운 사랑”만이 사랑을 계속할 수 있는 이유임을 알려 준다.
■ 오늘은 좀 추운 사랑도 좋아
문정희 지음 | 민음사 펴냄 | 180쪽 | 12,000원
저작권자 © 독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