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 인플루언서들의 가짜 후기… 대책은?
가상 인플루언서들의 가짜 후기… 대책은?
  • 안지섭 기자
  • 승인 2022.09.08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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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 인플루언서 로지 [사진=로지 인스타그램]

팔로워 14만 명을 거느린 인스타그램 인플루언서 로지, 패션과 트렌드에 관심이 많은 자동차 디자이너 루시, 작곡과 노래에 탁월한 재능을 보이는 싱어송라이터 래아…. 이들은 모두 가상 인간, 더 정확하게는 가상 인플루언서(Virtual Influencer)다. 실제 사람의 외모와 크게 차이가 없는 이들은 각종 제품 광고에서 빼어난 활약상을 보이고 있다. 특히 미국의 가상 인플루언서 릴 미켈라는 연 160억 원을 벌어들인다고 한다.

광고주들이 가상 인플루언서를 선호하는 이유는 이들이 사고를 칠 위험이 없기 때문이다. 특정 브랜드의 제품을 광고하는 휴먼 인플루언서들이 음주 운전‧마약 복용‧학교 폭력 등 스캔들에 연루되면, 그 브랜드의 이미지와 제품 판매량은 동반 하락한다. 하지만 가상 인플루언서들은 사생활 논란에서 자유롭다. 가상 인플루언서를 활용하는 기업의 입장에서는 휴먼 인플루언서들의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고, 자연스레 브랜드의 안정성도 다질 수 있다. 가상 인플루언서는 피로를 느끼지도 않고, 세월이 흘러도 늙지 않기 때문에 그의 활동을 완벽히 통제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미 시장조사업체 그랜드 뷰 리서치 자료에 따르면 인플루언서의 시장가치는 지난해 102.4억 달러에서 2028년 848.9억 달러로 증가해 높은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가운데 블룸버그 통신은 2025년 가상 인플루언서 시장 규모(14조 원)가 휴먼 인플루언서 시장(13조 원)을 넘어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즉, 광고주의 입장에서는 가성비와 효율성을 두루 갖춘 가상 인플루언서들을 활용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하지만 가상 인플루언서의 활동도 문제의 소지가 있다. 그들은 말 그대로 가상의 존재라서 기업이 광고하는 제품의 사용자가 될 수 없기 때문이다. 김명주 서울여대 교수(컴퓨터공학)는 책 『AI는 양심이 없다』에서 “휴먼 인플루언서는 특정 제품이나 브랜드에 대해 본인이 직접 체험해본 결과를 토대로하여 소비자들에게 평가와 추천 의견을 제시한다”며 “자신이 직접 사용하거나 체험해보지도 않은 제품과 브랜드에 대해 긍정적 의견을 제시하고 홍보를 진행하는 가상 인플루언서의 행위는 비윤리적이며 사람들을 속이는 행위라고까지 볼 수 있다”고 비판한다.

이어 “실제로 존재하지도 않는 가상 인플루언서가 제시하는 평가와 홍보 내용을 실제로 존재하는 인간이 사실 그대로 받아들이는 자세 역시 바람직한지에 대한 질문도 제기할 수 있다”고 덧붙인다.

그의 말처럼, 가상 인플루언서인 로지와 이솔은 각각 SNS와 쇼핑라이브에서 사용 후기와 체험성 멘트를 남기기도 했다. 물론 당시 소비자들은 이들이 가상의 존재인 것을 알고 있었고, 기업 또한 ‘광고’라는 점을 명시했기 때문에 이들의 말에 속는 경우는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인공지능과 버츄얼 기술의 발전에 따라 향후의 상황이 어떻게 달라질지는 미지수다. 지금보다 더 진짜 같은 가상 인플루언서가 등장하고 기업이 이를 감춘다면, 소비자들은 깜빡 속아넘어갈 수 있다. 향후 발생할 혼란을 방지하기 위한 사회적 합의와 규정이 필요한 이유다.

책에 따르면 인도는 가상 인플루언서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놓았다. 인도는 이 가이드라인에서, 인플루언서가 어떤 제품이나 브랜드에 대해 의견을 게시할 경우, 그것이 무상이든 유상이든 제휴 관계가 사전에 존재했다면 광고성을 의미하는 ‘Ad’ 라벨을 잘 보이는 곳에 공개하라고 했다. 추가적으로 가상 인플루언서에 대해서는 “진짜 사람들과 상호작용 하지 않는다”는 문구도 공개하도록 규정했다. 가상 인플루언서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명시한 점이 인상적이다.

저자는 “우리나라도 인플루언서는 물론 가상 인플루언서에 의한 신뢰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나 최소한의 규제를 제시함으로써 신뢰성 문제를 비롯한 여러 이슈에 사회적 합의를 제시해야 할 시간을 맞이하고 있다”고 전한다.

[독서신문 안지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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