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 『서유기』, 『수호전』과 함께 중국 4대 기서로 꼽히는 『금병매』(전 10권)가 문예춘추사에서 완역본으로 출간됐다.
다른 3대 기서가 영웅이나 초인적인 인간의 삶을 그린 것과 달리, 『금병매』는 평범한 인간의 욕망과 날것의 삶을 세태 속에 녹여 낸 현실 드라마다. 작가 소소생은 부패, 도덕의 타락 등 명나라 시대 중국의 추악하고 어두운 면모를 들춰내고 인간의 무한한 욕망을 작품에 담았다.
부패 정치인의 성생활을 적나라하게 풍자해, 청대에는 민간의 풍속을 해치는 음서로 낙인찍혀 출판‧유포가 금지되기도 했다. 국내에서도 노골적인 부분이 삭제된 축약본으로 소개돼 왔다.
하지만 소설 속에서 성의 묘사는 당시 사회의 모순과 인간의 정신 상태를 폭로하기 위한 수단일 뿐 그 자체가 목적은 아니다. 『아Q정전』 작가 루쉰은 『금병매』를 두고 “명나라 때의 소설 가운데 인간의 세태를 가장 잘 표현한 인정소설(人情小說)”이라고 평했다.
이번에 출간되는 전집은 최고의 『금병매』 연구자로 꼽히는 강태권 교수가 번역을 맡아 그동안 국내 출간된 축약본에서 빠진 내용들은 물론, 작품 속의 시(詩)와 사(詞)도 빠짐없이 옮겨 독자들이 온전하게 작품을 감상하도록 했다.
문예춘추사 측은 “『금병매』라는 거울을 통해 우리들, 인간의 적나라한 욕망을 보게 됨과 동시에 역설적으로 삶에서 가장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를 성찰하는 기회를 얻기를 희망한다”고 전했다.
[독서신문 김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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