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 식히려 공포 영화 찾지 말고 ‘여기’ 어때?
무더위 식히려 공포 영화 찾지 말고 ‘여기’ 어때?
  • 안지섭 기자
  • 승인 2022.08.04 13: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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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안락함을 느껴야할 공간인 집에서 자꾸 이상한 일이 벌어진다면, 당신은 어떻게 할 것인가.

최근 집은 호러 장르의 책이나 영화에서 자주 사용되는 단골 소재다. 등장인물들은 예전과는 다른 집의 분위기를 느끼며 불안함을 느낀다. 더군다나 집은 사적인 장소이기 때문에 쉽게 누군가의 도움을 받기가 힘들다. 편안하고 안전하다고 여겼던 집이 위험한 공간으로 변하면서 사람들의 공포심은 극대화된다.

최근 출간된 호러 단편집 『도시, 청년, 호러』와 『우리가 다른 귀신을 불러오나니』에 포함된 작품 중 몇몇 섬뜩한 ‘집’ 이야기는 독자들의 몸과 마음을 오싹하게 해준다.

■ 김동식의 「복층 집」

사회 초년생 혜화는 꿈에 그리던 복층 집을 구하고 독립 생활을 시작한다. 집의 외관은 낡고 볼품없어 보였지만 내부는 모두 깔끔하게 리모델링 되어 새집에 만족했던 그였다. 하지만 집들이에 친구들을 초대하면서 집에 대한 인상이 점점 바뀌기 시작한다. 잠시 방을 비우는 동안 자기도 모르게 컵의 위치가 바뀌어 있고, 집게로 걸어놓은 빨래가 떨어져 있는 등 기이한 일이 벌어지면서 집에 머무는 시간이 점점 불안해진다. 그러던 어느날 복층 계단에 있는 벽을 두드리고는 비명을 지르며 그 길로 집에 다시는 들어가지 않게 되는데…. 과연 그는 무엇을 본 걸까.

■ 조예은의 「보증금 돌려받기」

‘해피 하우스’에 사는 성아는 월세방 계약 기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유흥가 한 가운데에 있는 이 집은 대낮에는 해가 들지 않아 컴컴하고, 밤이면 고성방가와 욕설이 쉬지 않고 들려왔다. 그는 다음 집은 무조건 해가 잘 드는 집을 고르기로 마음 먹었다. 미리 집주인에게 방을 빼겠다고 통보했기 때문에 보증금을 받는 데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어 보였다.

그런데 어느 날 밤, 시끄러워야할 밖이 어느 순간 조용해졌다. 이상함을 느끼고 밖을 내다본 성아는 희뜩한 젊은 남녀 무리와 눈이 마주쳤다. 이 세상의 것이 아닌 것 같으면서도 너무나 흔하게 볼 수 있는 얼굴. 그들은 자꾸 성아의 집에 들어오려는 것 같다. 하루라도 빨리 이 집을 나가고 싶지만, 집주인이 새 세입자를 구해야 보증금을 돌려줄 수 있다는 억지를 부리는 통에 성아의 불안감은 점점 커져만 간다. 성아는 무사히 다른 집을 구할 수 있을까.

■ 남유하의 「시어머니와의 티타임」

작품 속 주인공인 ‘나’는 시어머니와 단둘이 산다. 남편은 결혼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뇌종양으로 세상을 떴다. 사실 나는 남편을 사랑해서 결혼한 건 아니다. 그는 자기와 결혼하면 퀴퀴하고 눅눅한 고시원 생활을 면할 수 있다고 했고, 대신 “어머니를 모시고 살자”고 요구했다. 고아로 자란 나에게 집 있는 남편은 더 없이 좋은 조건이었다. 남편이 없는 집에서 시어머니를 모시는 것은 큰 문제가 없어 보였다. 나는 시어머니와 티타임을 하면서 시어머니의 불평과 당신의 아들에 대한 그리움을 잘 달래주면 됐다. 시어머니와의 티타임은 내게 ‘집세’나 다름 없었다. 그러나 남편의 일주기가 다가올수록 시어머니의 행동이 점점 이상해지기 시작한다. 마침내 찾아온 남편의 일주기, 시어머니는 남편 제사에 정체 모를 이상한 옷을 입으라고 요구한다.

[독서신문 안지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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