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속 명문장] 갈등과 대립은 당연한 것이 아니다… ‘에덴 동산’을 회복하라
[책 속 명문장] 갈등과 대립은 당연한 것이 아니다… ‘에덴 동산’을 회복하라
  • 전진호 기자
  • 승인 2022.06.28 11: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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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책은 몇 개의 문장만으로도 큰 감동을 선사하고 알찬 정보를 제공합니다. ‘책 속 명문장’ 코너는 그러한 문장들을 위해 마련한 공간입니다.

우리가 정원을 보며 열광하는 이유는 우리 인생이 갈수록 잃어가는 것을 정원이 상기시켜주기 때문이다. 그것은 곧 사계절의 리듬이다. 원한다고 해서 모든 것을 당장 이룰 수는 없다는 점, 모든 것은 그에 맞춤한 때를 가진다는 점을 정원은 우리에게 일깨워준다. 꽃이 피고 지며 녹음이 우거졌다가 울긋불긋한 낙엽의 가을을 차례로 겪으며 우리는 가꾸고 인내하며 기다릴 줄 아는 자세를 배운다. 정원에서는 별로 예쁘지 않은 동물과 식물도 저마다 의미를 가진다. 정원의 모든 생명체가 서로 맞물려 생태계를 이루기 때문이다. 우리는 정원을 가꾸며 원하는 대로 만들고 통제할 수 없다는 점을, 그럼에도 모든 것에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는 점을 배운다.<51~52쪽>

인간은 근본적으로 사회성을 가진 존재다. 안정적인 결속을 보장하는 환경에서 인간의 사회성은 절로 발현한다. 부모의 사랑으로 내면이 안정된 아이는 잘 알지 못하는 새로운 것을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주변을 신뢰할 만한 것으로 받아들이기 때문에 아이는 다른 사람을 신뢰하며, 보다 의젓하고 확실하게 행동한다. 정원에서 모든 식물과 동물이 서로 연결되어 있듯, 인간의 에덴 정원을 이루는 본질 또한 결속이다.<100쪽>

빠른 이동 탓에 공간은 의미를 잃었다. 디지털 시대에 접어들어 인터넷 ‘줌 화상회의’의 참석자가 세계 어디에 있든 그 공간적 위치는 전혀 중요하지 않게 되었다. 공간과의 결속은 느슨해지고 말았다. 이는 곧 몸과의 결속이 줄어들며, 몸으로 현재하는 타인과도 멀어짐을 뜻한다. 만남이 줄어드는 것이다! 이로써 물건도 의미를 잃는다. 끊임없이 새로운 것이 만들어지고, 새것을 사는 게 옛것을 고쳐 쓰는 것보다 싼 탓에 일상의 물건은 언제라도 갈아치울 수 있다. 집도, 직장 동료도, 배우자도 바꿔 치우는 풍조는 이렇게 생겨난다. 깊이 있는 관계를 꾸려갈 기회는 갈수록 줄어든다.<114쪽>

[정리=전진호 기자]

『에덴 컬쳐』
요하네스 하르틀 지음 | 김희상 옮김 | 나무생각 펴냄 | 496쪽 | 2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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