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 파리, 속초 서점이 팬데믹에서 살아남은 비결
포르투, 파리, 속초 서점이 팬데믹에서 살아남은 비결
  • 안지섭 기자
  • 승인 2022.06.02 20: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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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김영건 동아서점 대표, 플로라 통킹 셰익스피어앤컴퍼니 매니저, 루이자 쿠토 렐루서점 구매담당 매니저

팬데믹 기간 동안 지역 서점은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시절을 보냈다. 사람들이 외출을 자제하며 온라인서점에서 책을 구매하려고 하는 경향이 더욱 강해졌기 때문. 하지만 일부 서점은 나름의 방법으로 팬데믹이 가져온 변화에 적응했다. 과연 이들이 팬데믹의 위협 속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이었을까.

글로벌 이슈 컨퍼런스 ‘팬데믹 시대에 서점은 어떻게 살아남고 있는가?’가 2일 서울국제도서전 책마당홀 1에서 열렸다. 포르투갈 포르투, 프랑스 파리, 한국 속초의 지역 서점 대표들이 팬데믹 기간 동안 서점 운영을 이어나가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설명하는 자리였다. 루이자 쿠토 렐루서점 구매담당 매니저(포), 플로라 통킹 셰익스피어앤컴퍼니 매니저(프), 김영건 동아서점 대표가 연사로 참여했으며, 사회는 한소범 한국일보 기자가 맡았다.

우선, 여러 지역 서점과 마찬가지로 이들 서점에게도 팬데믹의 영향은 컸다. 렐루서점과 셰익스피어앤컴퍼니 모두 80% 가까이 매출이 급감하는 현상을 겪었다. 동아서점은 지역 내 본격적으로 코로나가 유행한 2020년 후반기와 2021년에 매출이 감소했다.

세 서점은 사람들의 발길이 뜸해지자 온라인으로 독자들에게 가까이 가려고 노력했다. 렐루서점은 사람들이 차 안에서 미리 인터넷으로 구매한 책을 받는 ‘북 드라이브 스루’ 사업을 개시하면서 독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또한 셰익스피어앤컴퍼니는 자체 웹사이트를 구축해 파리에 있는 독자들에게 온라인으로 주문받은 책을 배송하는 한편, 뉴스레터를 보내고 서점 서포터 멤버십을 마련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였다. 동아서점의 경우에는 선물하기 좋은 책을 추천하고 포장해주는 자체 이벤트 ‘감사문고’를 온라인으로도 진행했다. 그 외 소셜미디어를 통해 책을 꾸준히 소개하고 크고 작은 이벤트를 통해 시민들과 소통하기도 했다.

서점 내 전시회를 열어 독자들에게 서점에 대한 새로운 이미지를 전달하기도 했다. 쿠토 매니저는 “렐루서점은 <타임>지와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책을 전시했다”며 “방문객들에게 새로운 관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해서였다”고 말했다. 동아서점은 작가와의 만남 같은 대면 행사를 진행할 수 없는 상황에서 출판인들의 목소리를 비대면으로 만날 수 있는 기획전을 열었다. 출판 편집자와 북디자이너 등 출판 관계자들의 이야기를 전했다.

세 연사는 지역 서점에서 책을 고르는 경험이 온라인 서점으로 대체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특히 쿠토 매니저는 “어떤 아이도 처음으로 사랑하는 책을 온라인에서 찾을 수는 없다”며 “책이 놓여 있는 환경과 분위기, 냄새는 서점만이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물론 온라인의 물결은 피할 수 없지만, 가격 할인과 빠른 배송으로 온라인 서점과 대결하지 말고 지역서점만이 할 수 있는 것을 독자들에게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김 대표는 서점에 대한 인식 전환의 필요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서점은 단순히 책을 사고 파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책을 매개로 한 여러 사람들의 이야기가 모이는 장”이라고 전했다.

[독서신문 안지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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